참여정부 중반 이후 인터넷에서는 모든 부정적인 현상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탓으로 돌리는 이른바 ‘노무현 댓글’ 놀이가 성행했다. 전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대
통령에 당선됐으나, 집권 중반기 이후부터 그는 자기희롱조차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전방위적인 비난을 받았다. 대중들의 무조건적인 ‘노무현 혐오증’은 어디서 기원했을까?
홍윤기 동국대 철학과 교수는 황해문학 봄호에 게재한 ‘사장된 권력과 호출받지 못한 시민’이라는 글을 통해 ‘써보지 못한 권력에 대한 대중의 허망함과 좌절’이 노무현 혐오 신드롬의 기원이라고 주장한다.
그를 좌익의 잔존세력쯤으로 여기는 극우세력, 대한민국 비주류계층에 대한 비하의 감정을 가진 야당, 트집성 비난을 일삼는 족벌언론의 공세도 응집성은 컸지만, 폭발적인 성격을 띤 노무현 혐오의 진원지는 대중의 권력심리라는 것이다.
그는 “유권자로 나타나는 대한민국 국민이 노무현 정권에 대해 갖는 심정은 ‘대통령직’뿐 아니라 유례없는 과반수 의석까지 안겨 사상최대의 추진력을 갖춘 정치적 절대능력자였다” 며 “사람들이 분노한 것은 정권이나 정부가 무능해서가 아니라 권력이 주어졌음에도 쓸 의사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권력공백 현상이 번번이 발생했고 이런 공백은 관료의 자의적 권력남용이나 시장의 무차별적 횡포에 방치되는 경우가 빈번했다”며 “성실한 중재자의 역할을 해야 할 대통령이 움직이지 않았고 이는 ‘도대체 국가는 왜 있는 것이며, 권력은 어디에 쓰라고 가진 것인가’ 라는 불만자를 양산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이번 대선결과도 사회의 보수화보다는 변화를 위해서 강력한 추진력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유권자들의 관심사를 반영한 것”이라며 “대중들은 사회와 국가에 사장되어 있는 권력을 활성화시키기를 요구하며 이 점을 고려해 진보세력도 진로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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