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제49회 세계탁구단체선수권은 8월 베이징올림픽의 ‘전초전’이었다. 올림픽을 5개월 앞둔 상황에서 남자 대표팀은 중국에 이어 단체선수권 2위를 차지하면서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고, 여자 대표팀은 50년 만에 최악인 11위에 그치면서 많은 과제를 남겼다.
‘황금 4인방’으로 불리는 남자탁구는 국제 무대에서 중국에 이은 확실한 2인자 자리를 굳혔다. 유승민(8위)과 주세혁(12위), 이정우(39위)가 나선 남자 대표팀은 대만과 독일, 일본 등 경쟁자들을 차례로 제압했다. 어깨 부상으로 빠진 ‘맏형’ 오상은(9위)이 합류하는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만했다.
하지만 4인방 가운데 올림픽 출전자는 유승민과 오상은 두 명밖에 없다. 유럽에 강한 면모를 보인 주세혁과 결승전에서 최강 왕하오(1위ㆍ중국)를 상대로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던 이정우는 올림픽대표 선발전에서 윤재영(62위)에게 밀려 출전이 좌절됐다. 결국 유승민과 오상은 윤재영 3명이 베이징올림픽 단체전에 나서야 한다.
서상길 남자대표팀 감독은 “앞으로 5개월간 유승민과 오상은은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두고 국제경험이 부족한 윤재영은 해외오픈 대회에 최대한 많이 참가하도록 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유승민은 백핸드 공격력을 키우고 오상은은 큰 대회에서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약점을 극복하는 것이 과제다.
이번 대회 최악의 성적을 거둔 여자부는 남은 5개월의 과제가 산적해 있다. 아직 세계랭킹이 없는 중국 출신의 귀화선수 당예서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 8~9개 정도의 국제오픈대회에 빠짐없이 출전해 랭킹 포인트를 쌓으면서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경험 부족을 보완해 나가야 한다.
올림픽 자동출전권을 확보한 수비 탁구 콤비 김경아(13위)-박미영(21위)의 경기력 회복도 중요하다. 지난 1월 단양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선발전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5위 밖으로 밀려 이번 대회에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여자대표팀의 윤길중 감독은 “당예서는 많은 대회 참가를 통해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김경아와 박미영은 부족한 체력을 보완하고 공격력을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광저우(중국)=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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