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심사위는 3일 호남과 충청권 지역을 위주로 37명의 공천을 추가로 내정했다. 특히 이날 심사에서 충남 아산의 이진구 의원이 현역 지역구 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탈락했다.
충남 아산에서 이 의원을 누르고 공천을 받은 사람은 이훈규 전 대전지검장이다. 이 의원은 2005년 4ㆍ30 재선거를 통해 원내에 입성한 초선이지만 나이는 68세로 고령에 속한다. 성향면으로는 친(親) 박근혜계이지만 친박측에선 이 의원의 공천 탈락을 친박 배제 차원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 분위기다. 이 의원은 이날 “황당하다. 원칙에 어긋난다면 따지겠다”고 말했다.
이날 공천 확정자 중 또 눈길을 끄는 것은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뒤 정파를 갈아타 공천을 신청한 정덕구(충남 당진) 전 산자부 장관이 공천을 받은 것이다. 이른바 ‘철새’ 인사 중 처음으로 공천장을 쥐게 된 셈이다. 정 전 장관은 당진에 비공개로 공천을 신청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17대 국회에서 여당 의원을 지낸 인사에게 공천을 주는 것은 좀 심하지 않느냐”는 비판이 무성하다.
대전의 경우 동구에서 친이명박계 충청권 좌장격을 자임하는 김칠환 전 인수위 자문위원이 탈락하고 윤석만 전 대전지검 특수부장이 공천을 받은 게 특징적이라는 지적이다. 윤 전 부장은 주로 지역 내 친박계 인사들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인천 남동 갑의 이윤성 의원, 경기 수원 팔달의 남경필 의원 등 수도권 단수 신청 지역 두 곳도 공천을 확정했다.
공심위 정종복 간사는 “4일에는 대구ㆍ경북 지역을 심사할 예정”이라고 밝혀, 본격 현역 물갈이가 현실화 할지 주목된다.
한편 한나라당은 서울 종로, 관악을, 중구 등 야권 거물 인사들의 출마가 점쳐지는 지역에 대해 전략공천을 검토하고 있다.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나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등 야권 거물급이 서울 등 수도권에 대거 출마할 경우 해당 지역구뿐 아니라 수도권 전체 판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여러 측면을 고려해 공천을 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일부 해당 지역구 의원 및 공천신청자의 반발도 있다. 단수 신청 지역인 서울 종로 박진 의원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한마디만 하겠다. 거물급 누가 와도 이길 자신이 있다”며 “당의 사정이 있기도 하겠지만 빨리 공천을 확정해 주는 것이 낫다”고 강조했다.
■ 한나라당 공천자 명단(3일 확정)
▦인천(1명)= 이윤성(남동갑)
▦경기(1명)= 남경필(수원 팔달)
▦대전(2명)= 윤석만(동구) 이창섭(대덕)
▦충북(2명)= 한대수(청주 상당) 송광호(제천ㆍ단양)
▦충남(3명)= 김태흠(보령ㆍ서천) 이훈규(아산) 정덕구(당진)
▦광주(7명)= 김태욱(동구) 정순길(서구을) 노영복(남구) 이가연(북구갑) 김천국(북구을) 조재현(광산갑) 강경수(광산을)
▦전북(11명)= 곽재남(전주 완산갑) 김정옥(전주 완산을) 최재훈(전주 덕진) 이종영(군산) 임석삼(익산갑) 김영배(익산을) 이남철(정읍) 유병수(남원ㆍ순창) 정영환(김제ㆍ완주) 장용진(진안ㆍ무주ㆍ장수ㆍ임실) 김종훈(고창ㆍ부안)
▦전남(10명)= 천성복(목포) 주봉심(여수갑) 심정우(여수을) 김기룡(순천) 김창호(나주ㆍ화순) 김광영(광양) 장귀석(고흥ㆍ보성) 채경근(장흥ㆍ강진ㆍ영암) 설철호(해남ㆍ완도ㆍ진도) 한남열(함평ㆍ영광)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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