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정치1번지' 전략 공천 검토에 "거물 누가 와도 자신" 사수 의지
한나라당이 통합민주당 등 야권 거물 인사들의 출마가 점쳐지는 지역에 대한 전략공천을 검토하자 기존 의원 등이 반발하고 있다. 종로의 박진 의원은 “어떤 거물도 물리칠 수 있다”며 지역구 사수를 위한 항전에 나섰다.
당이 전략공천을 고민하는 것은 야권 거물급이 서울 등 수도권에 대거 출마할 경우 해당 지역구뿐 아니라 인근 지역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수도권 전체 판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지역이 서울 종로다. 종로는 인수위 외교안보통일분과 간사를 지낸 박 의원이 일찌감치 단독 신청한 지역이지만 공천심사위는 결정을 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나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 야권 거물들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을 갖는 종로가 수도권 총선 구도 향배의 방향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 전략적인 면을 고려해 후보를 확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 의원은 3일 전화통화에서 “한마디만 하겠다. 거물급 누가 와도 이길 자신이 있다”며 “당의 사정이 있기도 하겠지만 빨리 공천을 확정해 주는 것이 낫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물이 나온다 하더라도 바꾼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종로와 함께 야권 중량급 인사의 출마 지역 후보로 거론되는 중구, 관악 을 등의 후보자를 아직 확정하지 않은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한 공심위원은 이날 “종로나 중구, 서울 강남 벨트를 아직 확정하지 않고 있는 것은 우리가 그만큼 준비하고 보고 있다는 뜻”이라며 “상황에 따라 외부 영입을 통한 전략공천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구에서는 현역인 박성범 의원과 허준영 전 경찰청장, 관악 을에서는 4명의 예비후보가 최종 공천권을 따내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이들도 전략공천 얘기가 나올 때마다 “말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조속히 공천을 정리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공심위는 전략지역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야당 후보가 확정되면 신청자 중 야당 후보와의 경쟁력이 누가 강한지 여부를 심사해 확정하는 방법이나 경쟁력 있는 다른 지역구 신청 인사를 전략공천 하는 방안,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한 전략공천 등 여러 방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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