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율 90% 중 득표율 70%로 사실상 당선 확정2위 주가노프 18%… 공식집계결과는 5일 발표
2일 치러진 제5대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42) 러시아 제1부총리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됐다.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3일 오후 5시40분(한국시간 오전 10시40분) 현재 러시아 전역 9만 9,600여 개 투표소 중 90% 개표가 끝난 상황에서 여당인 통합러시아당 후보로 출마한 메드베데프 부총리가 70%를 득표했다고 발표했다. 공산당의 겐나디 주가노프는 18.1%, 자유민주당의 블라디미르 지리노브스키 9.8%, 민주당의 안드레에 보드다노프는 1.2%의 득표율을 각각 보였다. 투표율은 69.6%로 2004년 대선의 64.3%보다 다소 높아졌다.
러시아 중앙선관위는 공식 개표 결과를 당초 일정 보다 하루 앞당겨 6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메드베데프 부총리는 5월 7일 출범하는 차기 정권에서 총리직이 예정돼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함께 향후 4년간 러시아를 양두(兩頭) 체제로 이끌게 됐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말 3선 연임을 금지한 헌법에 따라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메드베데프 부총리를 후계자로 지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선거는 헌법에 따라 엄격히 치러졌으며 메드베데프 부총리의 성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부총리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오랜 신뢰 관계가 국가 발전에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며 “대통령과 총리의 구조를 바꿀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교 정책 결정권은 헌법에 따라 대통령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두 사람의 돈독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정치사에서 유례없는 두 사람의 권력자가 등장하면서 크렘린에서 갈등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공산당의 주가노프 후보는 “러시아 전역에서 200여건의 선거법 위반 사례가 접수됐다”면서 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민주당의 지리노브스키 후보도 선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항의 시위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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