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북 3성 중심지인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이 IT(정보기술) 제조업과 IT 소프트웨어 산업이라는 두 가지 신형 무기를 장착하면서 동북아 국제도시로의 비상을 준비중이다.
지난달 29일 다롄시 동북쪽 경제기술개발구에서는 인텔의 반도체 공장 건설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지난해 9월 착공한 인텔은 외국 기자들에게 공사장 출입이나 브리핑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철저히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이 곳에서 10㎞ 떨어진 한국 광전자의 신동춘 대표는 “인텔이 들어오면 반도체 웨이퍼 등을 생산하는 우리로서는 엄청난 효과를 볼 것”이라며 희망에 차있다. 인텔이 오면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대거 입주하게 돼 다롄의 반도체 산업 환경에는 혁명적인 변화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 광전자는 조만간 생산규모를 크게 확충할 예정이다.
신 대표는 “2010년 인텔 공장 완공 후 다롄은 동북아 반도체 산업의 심장으로 비상할 것이어서 한국 기업들도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텔사가 25억달러를 투자하는 다롄 공장은 65나노 최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첨단 반도체 생산기지가 된다.
다롄 남서쪽에는 세계적 소프트웨어 아웃소싱 기지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다롄 소프트웨어파크(軟件園)는 이미 세계 5위 아웃소싱 기지이다. 390여개 외국 업체가 입주한 3㎢면적의 1기가 완공된 데 이어 20㎢ 규모의 2기가 건설되고 있다. 2기는 인도 방갈로르 같은 하나의 IT 도시이다.
다롄 소프트웨어파크는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한국 HP 고객들이 HP에 전화하면 이곳의 HP 콜센터가 전화를 받는다. 일본 고객도 마찬가지이다. 마치 인도 방갈로르가 미국과 캐나다 등의 콜센터를 대신하는 것과 같다. 이미 세계 500대 기업에 속하는 도시바, GE, 오라클 등 39개사가 이곳에서 활동중이다.
이들은 콜센터, 소프트웨어 개발 등 업무 일부 또는 전반을 위탁 수행하는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BPO) 사업을 진행한다. 이곳을 관리하는 DSCP의 우징(吳靜) 부총재는 “다롄과 중국 동북부에는 한국어에 능통한 중국인(조선족)이 100만명을 넘어 한국기업이 이곳에 입주만하면 어느 나라 기업보다 효율적인 아웃소싱 사업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샤더린 시장/ "한국 기업 위한 특별 인센티브 준비 중"
샤더런(夏德仁ㆍ53) 다롄(大連)시장은 "다롄은 일개 도시가 아니라 중국 '동북 3성의 다롄'"이라고 말했다. 동북 3성의 유일한 무역통로라 할 수 있는 다롄이 동북 3성 컨테이너 물량의 90%를 소화하면서 석유화학, 조선 산업 등에서 이 지역을 선도하기 때문이다.
그는 "다롄은 동북아의 중요한 국제도시를 지향한다"며 "물류, 장비제작, 무역금융, 석유화학, IT 산업 등을 융합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인텔이 다롄에 투자를 결정한 것은 다롄이 중국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을 곳임을 알리는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롄에는 현재 1,900여개 한국기업이 입주해 있지만 한국 기업의 경영환경을 좀 더 개선하기 위해 특별한 인센티브를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롄시측은 다롄내 일본 기업이 한국 기업보다 많지만 일본 기업들이 주로 임가공 업체여서 장치산업 위주인 한국기업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샤더런 시장은 "한국인이 긍지로 삼는 안중근 의사가 숨졌던 뤼순(旅順)감옥 등 뤼순시 일대가 현재 군 시설이어서 미개방 지역으로 남아있지만 뤼순의 개방은 필연적이라고 본다"며 조만간 개방될 것임을 시사했다.
샤더런 시장은 25~28일 서울 신라ㆍ롯데호텔에서 한국 기업 유치를 위해 '다롄주간'행사를 처음으로 진행한다.
다롄=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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