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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EBS 공동 논술기획/ 자유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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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EBS 공동 논술기획/ 자유의 의미

입력
2008.03.0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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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과 사회에 모두 바람직한 자유는 무엇인가

[논제1]

제시문 (가)를 간략히 요약한 후, 밑줄 친 ‘위험’의 구체적인 예를 현실에서 찾아 설명해보자. (400자 내외)

[논제2]

두 제시문을 잇는 하나의 키워드를 찾아낸 후, 그 키워드와 관련해 두 제시문이 서로 어떤 점에서 같거나 다른지를 비교하고, 자신의 견해를 덧붙여 써라. (1,000자 내외)

[제시문]

(가)내 가슴이 찢어지는구나! 너의 말보다는 너의 눈이 너의 온갖 위험을 더 잘 얘기해 주고 있구나. 너는 아직도 자유롭지 못하고 너는 아직도 자유를 ‘탐색’하고 있다. 너는 자유로운 높은 곳으로 가려하고, 네 영혼은 별들을 갈망한다. 그러나 너의 사악한 충동 또한 자유를 갈망한다. 너의 들개들은 자유를 원한다. 네가 모든 감옥들을 부숴 열고자 할 때, 너의 들개들은 지하실에서 기쁜 나머지 짖어댄다. 나에게 너는 아직도 자유를 상상하는 한 죄수일 뿐이다. 아! 이런 죄수들은 그 영혼이 더 영리해지지만 그러나 역시 더 간사하고 비열해지기도 한다. 정신이 해방된 자라도 또한 자기 자신을 정화시켜야만 한다. 그들 속에는 아직도 많은 감옥과 부패물들이 남아 있다. 그들의 눈은 한층 더 맑아져야만 한다.

그렇다! 나는 너의 위험을 안다. 그러나 나의 사랑과 희망으로 너에게 간청하노니, 너의 사랑과 희망을 내던져 버리지 말라. 너는 아직 네 자신이 고귀하다고 느끼고 있고 그리고 너를 싫어하고 너에게 사악한 시선을 보내는 자들도 역시 네가 고귀하다고 느낀다. 그러나 고귀한 자는 모든 사람들에게 방해물이 된다는 것을 알라! 선한 사람들에게도 고귀한 자는 방해물이 된다. 그리고 선한 자들이 고귀한 자를 선한 자라고 부를 때에도, 그들은 그렇게 부름으로써 고귀한 자를 없애버리려고 하는 것이다. 고귀한 자는 새로운 것을, 새로운 덕을 창조하려 한다. 선한 자는 옛 것을 원하고 그리고 그 옛것이 계속 보존되기를 원한다.

그러나 고귀한 자에게 위험한 것은, 그가 선한 자로 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파렴치한 자, 조소하는 자, 파괴하는 자가 되는 것이다. 아, 내가 알고 있던 어떤 고귀한 자들은 자신들의 최고의 희망을 잃어버렸다. 그리하여 그들은 모든 높은 희망을 비방했다. 그리하여 그들은 짧은 쾌락 속에서 파렴치하게 살았고, 그 시대 저 너머로 어떠한 목적도 투사하지 않았다. ‘정신 또한 관능적 쾌락이다’ 그들은 그렇게 말했다. 그리하여 그들의 정신의 날개는 부러졌다. 날개가 부러진 정신은 이제 이리저리 기어 다니며 모든 것을 좀먹어 들어가며 더럽힌다. 일찍이 그들은 영웅이 되려고 생각했다. 지금 그들은 탕아가 되었다. 영웅이란 존재는 그런 그들에겐 회한이여 공포이다. 그러나 나의 사랑과 희망으로 내가 너에게 간청하노니, 네 영혼 속의 영웅을 내던져버리지 말라! 너의 최고의 희망을 신성하게 간직하라!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나) “(민주 정체(政體)로 변화된) 나라에서는 자유가 전면적으로 확장될 게 필연적이지 않겠는가?” 내〔소크라테스〕가 말했네. “어찌 그러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여보게나, 자유가 개개인의 가정들에게까지 스며들다가 마침내는 무정부 상태가 짐승들에게 있어서까지 자리를 잡게 될 걸세.” 내가 말했네.

“무슨 뜻으로 이런 말을 우리가 할 수 있겠는지요?” 그〔글라우콘〕가 물었네.

“이를테면, 아비가 자식과 같아지도록 버릇 들이고 아들들을 두려워하도록 버릇 들이는 한편, 아들은 아비와 같아지도록 버릇 들이며, 부모 앞에서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게 버릇 들이는 것이겠는데, 이는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네. 거류민이 시민과 같아지고 시민은 거류민과 같아지며, 외국인 또한 마찬가지로 되는 것일세.” 내가 말했네.

“실상 그렇게 되어가고 있죠.” 그가 말했네.

“그런 일들이, 그리고 그 밖의 것들로 이런 작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네. 그런 상황에서는 선생이 학생들을 무서워하며 이를테면 아첨을 하고, 학생들은 선생들을 경시하며 자기들의 교육을 돌보아주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그런다네. 또한 전반적으로 젊은이들은 연장자들을 흉내 내며 언행에 있어서 이들을 맞상대하고, 반면에 노인들은 젊은이들에 대해 채신없이 굴기를 기지와 재치가 넘칠 지경이라네. 불쾌하고 권위적이라 여겨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젊은이들을 흉내 내느라 말일세.” 내가 말했네.

“분명히 그렇게들 하고 있습니다.” -플라톤, [국가]

*제시문, 제시문 분석 및 논제 분석의 전문은 EBSi 논술방(www.ebsi.co.kr)에 게재

[제시문 분석]

(가) 자유를 향해 나가는 길에는 내 속에서 나오는 사악한 욕망의 유혹이 있어 자신의 자유를 끊임없이 정화해 나가는 태도가 필요하며, 자유를 쟁취해야할 대상인 사회와 타자로부터 오는 방해에 좌절하지 않고 극복해 나가는 용기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글이다. 고귀한 자는 무엇보다 자기 내면의 적과 싸워야 한다. 그는 외적으로는 선한 자들과 동화되려 하지 않고 무엇보다 파괴하는 자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여기서 고귀한 자란 자유를 쟁취하려고 하는 자, 선한 자란 사회적인 관습에 얽매여 있는 자, 파괴하는 자란 회의에 젖어 그 무엇도 긍정하지 않으며 모든 의미를 비웃고 창조의 힘을 상실한 자를 말한다. 파괴하는 자 역시 순간적인 쾌락 때문에, 즉 마음속의 욕구 때문에 타락한 것이라고 본다면, 이 글의 화자가 말하는 바는 일관된다고 말할 수 있겠다.

(나) 민주주의의 폐해를 지적하고 있는 글이다. 플라톤은 각 인간은 서로 다른 능력과 성격을 타고 났다고 생각하며, 각자가 제 할 일을 지키는 절제 있는 사회야말로 정의로운 사회라고 생각한다. 그럴 가치가 없는 자들에게 자유가 주어질 때, 사회를 유지하고 모든 사람에게 가장 좋은 것을 실현해 온 가치, 즉 관습과 법률은 무너지고 오로지 자의와 탐욕만이 사회를 지배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도 모든 개인들이 자유를 내세우게 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모든 개인들이 삼가는 마음을 잃어 사회적인 질서와 모든 가치 있는 권위가 붕괴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논제 분석]

이 논제에서 두 제시문을 관통하는 키워드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키워드를 중심으로 두 제시문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내는 일은 쉽지 않다. 여러모로 제시문을 분석하고 종합하는 과정의 사고력이 필요하다.

두 제시문은 ‘자유’라는 키워드로 묶여 있는데, 두 제시문 모두가 ‘자유’를 절대적으로 좋은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말하자면 자유가 ‘방종’이 되지 않도록 하는 제한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가)에서는 자유는 우선 내적인 부정적 욕구에 휘둘리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말하자면 (가)는 자유가 새로운 가치의 창조를 위한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 제시문 (가)는 자유가 바람직한 것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우리의 태도를 문제삼음으로써 자유를 추구하는 자들에게 바람직한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고 이 점에서 이 글도 근본적으로는 삶에 대한 긍정과 창조라는 최후의 가치는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에서는 지나친 자유가 사람들로 하여금 반드시 존중해야 할 질서와 관습에 대한 존경심을 상실케 하여, 모든 바람직한 권위를 파괴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구체적으로는 두 제시문은 서로 많이 다르다. 두 제시문은 사회적인 관습과 질서에 대해 보이는 태도와 자유의 제한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에 대한 대답에서 서로 다르다. 제시문 (나)는 각 개인에게 주어지는 자유가 ‘사회적인’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여 자유에 제한이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제시문 (가)는 사회적인 영향보다는 자유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중요하게 여긴다.

[논제에 대한 접근 방식]

1. [논제1]의 요약에서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모든 욕구를 풀어놓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정화’하는 것이 바람직한 자유의 모습이라는 것, 파괴가 아니라 ‘창조’가 자유의 이유라는 점이 잘 드러내어야 한다.

2. 구체적인 예를 현실에서 찾으라고 했으므로 모든 것을 비웃고 파괴하는 자유의 예를 들면 된다. 정치적인 무관심 등도 예가 될 수 있다.

3. [논제2]에서 학생들은 두 제시문이 모두 ‘자유’를 다루고 있지만 제시문 (가)는 자유를 긍정적으로 보고 제시문 (나)는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대답을 하기 쉽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것만으로는 두 제시문의 공통점이나 차이가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다. 이러한 형식적인 비교보다는 각 제시문의 요지가 분명히 드러나는 비교가 필요하다.

4. 두 제시문이 모두 분명한 어휘로 논지를 표현하고 있지 않으므로, 주어진 내용을 바탕으로 요지를 정리해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염재철ㆍEBS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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