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당산동 통합민주당사 7층. 민주당 공천심사위 면접을 마치고 나온 광주 북 갑 출신 강기정 의원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강 의원은 "'386세대가 왜 비판을 받는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억울하다는 생각과 더 잘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도 눈물이 날 것 같더라. 분위기가 아주 엄했다"고 내부 공기를 전했다.
지난달 26일부터 계속된 민주당의 공천 신청자 면접은 이날 텃밭인 광주, 전남지역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호남 물갈이 주장으로 뒤숭숭한 데다 공천 신청자도 넘치는 치열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면접 내용도 까다로웠고 소요 시간도 다른 지역에 비해 길었다. 면접에는 한나라당과 달리 현역의원도 예외 없이 참석해야 했다.
이 중 광주 북 갑 지역구는 12명이나 공천을 신청해 민주당 내 최고 경쟁지역으로 떠오른 곳. 공심위원들은 공천 신청자들이 답하기 어려운 날카로운 질문들로 면접을 이어갔다.
"육사 입학 후 47년 만에 면접을 치르게 됐다"며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면접장에 들어선 김동신 전 국방부 장관에게는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입장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장병완 전 기획예산처 장관에게는 "공직생활만 했는데 민주화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고 물었다. 송두영 전 한국일보 기자와 김재두 전 부대변인도 북 갑 면접에 참여했다.
전남 목포도 관심 지역이었다.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는 대북송금 특검, 각종 판결 관련 질문이 집중됐다. 박 전 실장은 "현대 비자금 150억원 대법원 무죄 판결 내용을 설명했고 (SK 등에서) 1억원을 받은 문제는 6ㆍ15정상회담 특별수행원에게 홍보비로 썼지 개인 착복이 아니라는 사실을 소명했다"고 밝혔다.
무안ㆍ신안 면접에 참여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업 의원도 정치자금 수수 비리와 관련, 그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던 인사의 "허위 진술이었다"는 해명 녹취록을 공심위에 전달하는 등 소명에 애를 쓰는 모습이었다.
순천 면접에 참여한 이평수 전 정동영 후보 수행실장은 "면접이 있어 그나마 정치신인들이 소신을 밝힐 수 있었다. 공심위가 당의 희망"이라고 호평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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