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이 미처 불기도 전에 봄의 불청객 ‘황사’가 전국을 강타했다.
기상청은 2일 “지난달 29일 중국 고비사막 남부 지역에서 미세먼지 농도 최대 1,000~6,000㎍/㎥의 황사가 발생해 2일 오전 서해안 지방부터 우리나라에 상륙했다”며 “오후에는 내륙지방까지 황사 범위가 확대되면서 3일 새벽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강한 황사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8시 현재 전남과 충북 지역에 황사경보가 발효됐으며, 전북 경북 충남 제주 등에도 황사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황사경보는 황사로 인해 시간당 평균 미세먼지 농도 800㎍/㎥(주의보는 400㎍/㎥)이상인 상태가 2시간 넘게 지속될 때 발령된다.
전국 주요 관측지점의 미세먼지 농도(PM10)는 ▦추풍령 1,274㎍/㎥ ▦광주 1,231㎍/㎥ ▦대구 1,148㎍/㎥ ▦영덕 388㎍/㎥ 등이다. 3일에는 일부 지역에서 비나 눈이 올 것으로 보여 황사먼지가 섞인 흙눈이나 흙비가 내릴 가능성도 있다.
올 봄 들어 첫번 째 황사부터 조짐이 심상치 않다. 이날 광주광역시, 추풍령 등 일부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1,000㎍/㎥ 를 초과했다.
이는 서울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50~60㎍/㎥)의 20배가 넘는 수치로 통상 4월에나 볼 수 있었던 ‘매우 강한’ 황사에 속한다. 2002년 황사특보제가 도입된 이후 2,000㎍/㎥ 이상의 ‘초강력 황사’는 3차례(2002ㆍ2006ㆍ2007년) 발생했지만 이처럼 봄의 시작과 동시에 황사가 전국을 뒤덮기는 이례적이다.
임재철 기상청 태풍황사팀 주무관은 “올해는 황사 발원지인 중국 북부 내륙지방이 건조하고 기온도 높을 것으로 예상돼 한반도의 황사 피해도 잦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건강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바람을 타고 중국 내륙 공업 지역을 거친 황사에는 납, 카드뮴 등 중금속과 발암물질 성분이 다수 함유돼 있어 비염, 결막염, 피부염 등 각종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한다. 특히 어린이, 노약자, 호흡기질환자 등 면역력이 약한 이들에게 황사 먼지는 치명적이다.
황사 피해를 줄이는 최선의 예방법은 아예 집 밖 출입을 삼가는 것이다. 그러나 부득이 외출할 경우가 생긴다면 선글라스나 황사 차단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는 것이 좋다. 황사 마스크는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공인 여부를 확인하고 구입해야 한다.
독성물질이 포함된 황사는 피부를 통해서도 몸으로 침투해 외출 후에도 손발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목이나 코 안의 점막과 같은 부위는 황사에 더욱 취약하므로 소금물로 씻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기관지나 천식 환자들에게는 집안에서도 공기청정기, 가습기 등을 사용해 실내공기를 청결히 하고 적정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정권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물이나 차를 자주 마셔 수분을 공급해 주면 점막 등에 달라 붙은 먼지가 잘 빠져나가고, 몸 속 유해 물질을 제거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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