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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기업 고임금에 눈을 돌린 한국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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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기업 고임금에 눈을 돌린 한국노총

입력
2008.03.0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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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이 '확' 바뀌었다. 대립과 투쟁이 아닌 화합과 참여 대화를 통한 '경제 살리기 우선'을 선언했다. 그제 취임한 장석춘 위원장은 구체적 실천으로 올해 대기업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하도록 지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경제를 다시 일으키는 일에 노동자도 경제주체로서 적극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경총 전경련 등 경제단체도 한결같이 환영하고 있다.

요즘 국내외 상황으로는 이명박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인 '경제 살리기'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국제유가 폭등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물가는 뛰고, 소비는 점점 위축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1월의 경상수지 적자는 1997년 이후 최대인 26억 달러를 기록, '환란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 이럴 때 노사가 서로 양보하고 힘을 합치지 않으면 '경제 살리기'는커녕 공멸할 위험마저 있다. 노동계의 숙원인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 문제해결도 물 건너 갈 것이 뻔하다.

일부이지만 대기업 노동자들이 지나치게 집단 이기주의에 빠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소속 기업의 수익성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노동자들의 아픔은 '모르쇠' 하면서 임금 인상과 성과급을 통해 밥그릇 챙기기에만 골몰해왔다. 그 결과 일부 간부들은 '노동 귀족'이 돼 버렸고 임금의 양극화가 심해져 위화감이 커졌다.

경제위기와 실업문제를 정부와 기업 탓으로만 돌릴 수도 없다. '경제 살리기'에 대기업 노동자들의 양보도 분명 필요하다. 그래야 기업도 더 많은 이익금을 투자와 일자리 늘리기에 돌리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 역시 노동자 탓만 하지 말고 뼈를 깎는 희생과 투자로 경제 살리기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노총의 변신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나라당과의 관계와 연결 지어 정체성과 순수성을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해묵은 대립과 투쟁 일변도에서 벗어난 그들의 변신은 긍정적으로 평가돼야 한다. 새로운 시대, 경제 살리기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하는 지금이야말로 노사관계가 확실히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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