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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동 재경부 차관 30년 공직 '아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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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동 재경부 차관 30년 공직 '아듀'

입력
2008.03.0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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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 때마다 구원 등판

그는 늘 구원 투수였다. 금융 위기, 부동산 위기 등 국가 경제에 적신호가 켜질 때마다 감독의 호출을 받았다. 그래서 붙여진 별명이 '영원한 대책반장'. 하지만 영원한 것이 어디 있으랴. 김석동 재정경제부 차관이 30년 가까운 공직 생활을 접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29일 오전 과천정부청사 1동 대강당에서 권오규 경제부총리, 임영록 재경부 2차관과 함께 가진 이임식에서 김 차관은 공직 생활에 대한 5가지 반성으로 이임사를 대신했다. 스스로에 대한 반성임과 동시에 남은 직원들에 대한 채찍질이기도 했다.

첫 반성은 미래 과제에 성실히 맞서지 못한 것이었다. 그는 "노령화, 저출산, 기후 변화 등 미래 과제에 대해 듬직하고 치밀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못한 점을 공직자로서 가장 아쉽고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했다.

"위기가 닥쳤을 때 '김석동 차관이라면 지금 어떻게 했을까'를 되묻는 후배들이 있을지 자신이 없다"고 했고, 인도에서 '0'이라는 숫자를 창안한 것처럼 발상의 전환이 부족했다고도 했다. "뉴욕 아일랜드 두바이와 경쟁할 완벽한 정책을 만들었는지, 윗사람이 결재란에 서명만 하면 서류 밖으로 튀어 나와 우리 미래를 디자인할 정책을 몇 개나 기안했는지 부끄럽다"고 회고했다.

마지막 반성은 공직자 모두를 향한 질책에 가까웠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도 그랬을 것"이라고 자기합리화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왜 내가 이 책임을 져야 하느냐"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지 않은지, "승산 없는 저 업무가 내게 돌아오지 않아 다행"이라며 안도하고 있지 않은지 되물었다.

'관치의 마지막 후예'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지만, 김 차관은 윗사람들에게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맡기든 책임지고 해결하는 공무원"(정부 고위 관계자)이었다. 그래서 새 정부에서도 머지 않아 다시 구원투수로 부름을 받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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