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선제 로켓 공격을 명분으로 지상군과 전투기를 동원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에 나서면서 이 지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일 새벽 하마스 활동 거점으로 알려진 가자지구 북동부 자발리아 난민촌에 탱크를 동원한 지상군을 투입해 소탕 작전을 벌였다. 또 이스마일 하니야 총리 집무실에 미사일 폭격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 70여명이 사망하고 이스라엘 병사 2명이 전사했다. 이스라엘 국방부의 마탄 빌나이 차관은 “이스라엘을 선제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에 대한 응징”이라며 “가자지구를 다시 점령할 의도는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요청으로 소집된 긴급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스라엘군의 과도한 무력 사용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선제 로켓 공격을 동시에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압바스 수반은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에 항의해 “이스라엘 정부와의 모든 접촉을 중단한다”고 공식 밝혔다. 그러나 미 국가안보회의의 고든 존드로 대변인은 “이스라엘의 공격은 자기방어 차원에서 행해진 것”이라며 이스라엘 공격을 두둔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사태는 하마스가 지난달 27일 가자지구에 전기, 가스 공급을 제한해온 이스라엘에 대한 항의 표시로 이스라엘 남부의 초등학교에 로켓 공격을 가해 어린이 1명이 사망한 것에서 비롯됐다. 가자지구를 사실상 통치하고 있는 하마스는 서안지역으로 기반이 국한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이스라엘군은 북부 자발리아, 남부 라파, 가자시티 등에 대한 보복 공습에 나서 지금까지 팔레스타인 민간인 90여명이 사망하고 200여명이 부상했다.
이번 사태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중재로 지난해 11월부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국이 진행중인 평화협상이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두 나라는 올 연말까지 평화협상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AP통신은 에후드 바라크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이날“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대해 추가 군사작전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힌 점을 근거로 이스라엘이 평화협상을 포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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