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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배우 나온다고…'무늬만 오리지널 뮤지컬' 티켓값 뻥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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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배우 나온다고…'무늬만 오리지널 뮤지컬' 티켓값 뻥튀기

입력
2008.02.2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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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한 해 동안 160여편(뮤지컬 전문지 <더뮤지컬> 집계. 아동극, 지방 공연 제외)이 소개됐을 정도로 수많은 뮤지컬이 무대에 오르는 요즘, 한국 관객은 전에 없이 많은 해외 공연팀을 접하고 있다.

최근 상연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42번가> <위 윌 록 유> <레딕스-십계> 등이 모두 외국 배우들이 연기하는 이른바 '오리지널 뮤지컬'이다. 그러나 해외 투어팀의 무대에 포괄적으로 '오리지널'이라는 수식어를 적용하기에는 수준이 천차만별이어서 관객들의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오리지널은 영어 뮤지컬?

미국이나 영국과 달리 우리 뮤지컬은 대체로 창작자의 출신 배경이나 출연진 구성을 기준으로 세 가지로 구분된다. 순수하게 한국 작가가 쓴 이야기에 한국 제작진과 배우가 살을 붙인 '창작 뮤지컬'과 해외 작품의 대본과 음악을 사서 한국 스태프와 배우들이 새롭게 만든 '라이선스 뮤지컬', 그리고 해외 공연팀이 직접 내한하는 투어 뮤지컬, 이른바 '오리지널 뮤지컬'이다. 이중 오리지널 뮤지컬은 과거 해외 공연 수입사들이 마케팅 과정에서 내건 용어로 '외국인이 출연하는 수입 뮤지컬'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본래 공연에서 오리지널이라는 표현은 초연 캐스트가 출연하는 경우로 대개 초연 배우들이 직접 내한하는 프랑스 뮤지컬에는 적용할 만하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관객 수요가 많은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 태생의 뮤지컬은 다르다. 오리지널 캐스트가 아시아까지 공연을 오기는 쉽지 않은데다 인터내셔널 투어 프러덕션에는 브로드웨이 프로듀서가 직접 관여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28일 서울 공연을 마치고 3월부터 대전과 부산, 대구 공연이 예정돼 있는 <42번가>의 경우 전미 투어와 인터내셔널 투어 공연을 제작하는 미국 메릴랜드 주재의 트로이카 엔터테인먼트와 공연배급사 브로드웨이아시아 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제작한 뮤지컬이다. 브로드웨이 현지 공연을 그대로 옮겨왔다기보다 한국 공연을 위해 따로 결성된 팀이다.

브로드웨이 아니죠, 남아공 맞습니다

오리지널로 분류되는 공연 중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 온 공연팀은 얼마나 될까. 거리나 비용상의 문제로 미국이나 영국이 아닌 호주 배우들이 주축이 된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결성된 프러덕션도 늘었다. 지난 연말 서울과 부산에서 공연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의 경우 남아공의 흥행 프로듀서 피에터 토리언을 중심으로 한 프러덕션으로 상당수 배우들이 남아공 출신이었으며, 24일 막을 내린 <위 윌 록 유> 역시 남아공의 프로듀서 헤이즐 펠드만이 총감독을 맡아 싱가포르(3월), 홍콩(5월)까지 이어가는 월드 투어의 일부다.

물론 호주나 남아공 배우가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 인력에 비해 수준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외국 배우들의 내한 공연도 한국 배우들이 출연하는 뮤지컬과 마찬가지로 연기나 무대의 수준이 제각각인데도 오리지널이라는 이름 하에 티켓 값의 차등 없이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뮤지컬 평론가 조용신씨는 "그간 공연된 투어 뮤지컬은 한국 제작사가 캐스팅 권한을 갖고 있지 못한 탓에 배우들의 수준이 의외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우리 배우들이 출연하는 라이선스나 창작 뮤지컬을 선택할 때처럼 해외 뮤지컬에도 까다로운 잣대를 적용하는 일종의 소비자 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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