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인터넷을 달군 단어는 ‘싸구려’였다. ‘싸구려 발언’의 주인공은 이윤호 산업자원부 장관 후보자. 그는 2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골프장 회원권에 대해 “4,000만원을 주고 산 것이라 싸구려”라고 했다. 네티즌들은 “재산도 연봉도 4,000만원에 훨씬 못 미치는 나는 싸구려 인생이냐”며 분개했다.
27일부터 이틀간 열린 청문회를 지켜보면서 “일부 장관 후보자의 도덕성과 상식이야 말로 싸구려 수준 아닌가”라는 회의가 들었다.
28일 김경한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부인이 부동산 개발업체에 약 5억원을 간접 투자했는데, 부동산 투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그는 “집사람 동기동창이 권고하는 바람에 뭔지도 모르고 투자했다”고 답했다. 이춘호 전 후보자 낙마에 결정타가 된 “친구한테 놀러 갔다 오피스텔을 사라고 해서 샀다”는 해명과 같은 논리다.
27일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내가 부동산에 조예가 깊었다면, 부인도 교수인데 재산이 11억원만 됐겠느냐”고 억울해 했다.
부부가 교수 25년 하면서 재산이 30억원이면 양반 아니냐”(남주홍 전 후보자)는 해명과 닮은 꼴이다. 김 후보자는 외동딸이 국적을 포기한 이유에 대해서도 “중3 때 연합고사에서 수석을 했는데 그 성적을 유지하느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미국으로 유학을 보냈다”고 답해 빈축을 샀다.
낙마한 장관 후보자나 그렇지 않은 일부 후보자의 인식 수준이 고만고만하다는 의미다. 김경한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법무부 장관이 될 것을 예상했더라면 조금 더 신변을 깔끔하게 하고 살지 않았을까 한다”고 후회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후보자들의 과거보다 현실을 바라보는 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부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