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웅 삼성 특별검사팀이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를 28일 소환조사 한다. 이 전무가 수사기관에 나와 조사받는 것은 처음이다. 이 전무의 소환을 신호탄으로 이 회장을 포함한 삼성 가(家) 사람들의 소환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특검 관계자는 27일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등 전반과 관련해 이 전무가 28일 오전 9시께 특검에 피고발인 자격으로 출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전무는 1995년 12월 이 회장에게서 증여받은 61억여원으로 에스원 등 삼성 계열사 주식을 취득해 97년까지 563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이후 이 전무는 이 돈을 종자돈으로 연쇄적으로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사들이는 등 비 정상적인 방법으로 삼성 주요 계열사의 경영권을 사실상 확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 전무를 상대로 삼성에버랜드 CB발행 등 경영권 인수 과정에 그룹 차원의 공모가 있었는지, 경영권 인수 자금의 출처는 어디인지 등을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이날 96년 삼성에버랜드 CB발행 당시 그룹 비서실장이었던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도 소환 조사했다. 또 중앙일보 경영권을 보장 받는 대신 삼성에버랜드 CB인수를 포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에게도 소환을 통보해 다음 주 중 출석키로 하는 등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용철 변호사와 함께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을 처음 공론화했던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대표 전종훈 신부, 총무 김인국 신부 등 4명은 27일 서울 한남동 특검 기자실을 방문해 기자회견을 갖고, “특검이 시작한 지 50일이 됐는데 로비 관련 수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제단은 “특검팀은 태생적 수사능력이 검찰보다 부족한 데다 수사의지마저 의심스럽다”며 “3월초 특검팀의 1차 수사기간이 끝나면 검찰에 수사를 넘기라”고 요구했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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