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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 첫 공식 외교상대는 바티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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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 첫 공식 외교상대는 바티칸

입력
2008.02.2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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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토네 추기경 쿠바 방문… 정치범 석방 등 논의

쿠바를 방문 중인 타르치시오 베르토네(73) 바티칸 국무장관(추기경)은 아바나 혁명궁전에서 라울 카스트로(76)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회담했다고 AP통신이 26일 보도했다.

베르토네 추기경은 카스트로 의장에게 “카스트로 의장이 국가 지도자로서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길 바란다”면서 “교황청은 세계 각국과 쿠바간의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을 통해 카스트로 의장은 24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공식 외교석상에 등장했다. 베르토네 추기경은 교황 베네딕토 16세에 이은 바티칸 내 서열 2위인 인사다.

베르토네 추기경은 카스트로 의장에게 쿠바 내 정치범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으나 직접적인 석방 요구는 하지 않았다고 이탈리아 가톨릭 통신사 SIR은 보도했다. 베르토네 추기경은 “정치범 석방 요구는 자칫 주권 국가에 대한 간섭행위로 보일 수 있다”며 “가톨릭 교회는 무엇인가를 강요하지 않고 다만 제안할 뿐이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쿠바를 방문했을 당시에는 쿠바 정부는 정치범 99명을 포함, 다수의 재소자를 석방한 선례가 있다. 때문에 쿠바 내 반체제 인사들은 베르토네 추기경이 쿠바 정부에 정치범 석방을 요청해 줄 것을 촉구해 왔다.

베르토네 추기경은 펠리페 페레즈로케 쿠바 외무장관과도 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쿠바 정부가 가톨릭 관련 뉴스에 대한 통제를 일부 해제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그 동안 쿠바 관영언론의 가톨릭 관련 뉴스에 대한 통제 해제를 요청해 왔다. 베르토네 추기경은 “모든 일은 약속에서 출발한다”며 “교황청은 쿠바 정부의 언론 개방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쿠바 관영 TV는 베르토네 추기경의 기자회견을 중계, 개방의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한편 베트로네 추기경은 미국의 대 쿠바 금수조치와 관련, “윤리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뜻을 쿠바 정부에 전달했다.

김회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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