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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1위' 왕하오 몰수패 당할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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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1위' 왕하오 몰수패 당할뻔…

입력
2008.02.2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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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선수권 광저우 체육관 1만명 수용 규모 3개경기장 넓어 몸풀다 늦어… 한국여자대표 조 2위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고 있는 제49회 세계탁구단체선수권 대회 개막 첫날인 지난 24일. 세계랭킹 1위 왕하오(중국)가 조별리그에서 자칫 몰수패를 당할 뻔 했다.

A조 벨기에와의 리그전에서 2번 단식 주자로 나선 왕하오가 경기 시작 7분이 넘도록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 규정상 10분이 지나면 심판은 몰수패를 선언할 수 있다. 다행이 10분은 넘지 않아 랭킹 1위가 몰수패를 당하는 ‘촌극’은 일어나지 않았다.

왕하오가 늦은 사연은 다음과 같다. 1단식 마룽(4위)이 벨기에의 사브 장 미헬을 3-0으로 눌렀는데 워낙 순식간에 승패가 갈렸다. 2단식을 위해 연습장에서 몸을 풀던 왕하오가 미처 경기장으로 출발하기도 전이었다.

하지만 연습장과 경기장의 거리가 워낙 멀었다. 뛰어와도 10분 가까이 걸리는 거리였다. 중국 남자대표팀의 류궈량 감독은 왕하오가 나타나지 않자 초조해져 “왕하오는 어디서 뭐하는 거냐!”고 버럭 소리를 질렀지만 워낙 경기장이 커서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단체선수권이 열리고 있는 광저우 체육관은 중국의 땅덩어리 만큼이나 어마어마한 규모다. 1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체육관이 한 개가 아니라 3개가 연이어 붙어 있다. 국내 한 탁구관계자가 “이 정도 크기의 체육관이면 축구경기도 할 수 있겠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

중국 독일 한국 등 강팀들의 예선전은 메인경기장인 1홀에서 치르고 나머지 국가들은 랭킹 순대로 2,3체육관에서 경기한다. 한 체육관에 많게는 60개가 넘는 탁구대가 들어갈 수 있다.

‘규모’를 내세우고 있지만 막상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선수단은 불만이 적지 않다. 경기장이 너무 넓어 연습장과의 거리가 멀어 다음 단식 출전을 위한 워밍업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

중국탁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광저우 시내에 더 좋은 경기장이 있는데 국제탁구연맹(ITTF)이 입장 수입을 감안해 큰 경기장에서 치르는 걸 고집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 여자대표팀은 27일 D조 5차전에서 팀랭킹 20위 체코를 3-0으로 누르고 조 2위를 확정했다. 한국은 체력 안배를 위해 1번 단식 주자인 당예서와 문현정을 기용하지 않고 곽방방(KRA)과 김정현(대한항공) 등을 내세워 손쉬운 승리를 챙겼다.

올림픽대표 선발전에서 당예서에 밀린 이은희(단양군청)는 조별리그 5경기에서 5연승을 거두며 베이징올림픽 출전 좌절의 아픔을 달랬다. 전날 일본전 석패로 4승1패가 된 한국은 일본에 이어 조 2위에 올랐다. 한국은 다른 조의 3위와 맞붙어 8강 진출 여부를 결정한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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