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시작된 미국경제에 대한 불안감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해 많은 투자자가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투자란 가능성 있는 지역선정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는 원칙은 알고 있지만 막상 어떻게 분산하느냐 하는 문제는 늘 어려운 과제다. 더욱이 지금처럼 상품에 따라 성과의 편차가 심한 경우 분산의 역할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K씨는 지난해 펀드를 선택하기 전 여러가지 정보를 수집하고 나름대로 고심한 끝에 경제성장률이 높고, 과거 투자성과가 뛰어난 중국과 인도펀드에 투자했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난 현재 성과는 -19%로 시장 평균보다 더 하락했다. 물론 현재까지의 단기성과만으로 중국과 인도시장 전체를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K씨가 좀더 다양한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분산투자 했다면 과연 현재 성과는 어땠을까.
예컨대 실물자산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달러화의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던 지난해 말부터 중남미펀드와 러시아펀드, 실물자산펀드에 추가로 분산투자 했다면 현재의 성과는 –8.4%정도에 그쳤을 것이다. 역시 마이너스이긴 하지만 시장 평균(-12~-13%)보다 훨씬 방어를 잘 한 셈이다. 여기에다가 각 상품의 투자비중을 달리 했다면 훨씬 더 나은 성과를 냈을 수도 있다.
펀드에는 서로간의 상관성을 알려주는 ‘상관계수’라는 지표가 있다. 동일한 시장환경에서 펀드 상호간의 움직임을 비교할 수 있는 유용한 투자지표로 두 펀드가 같은 방향으로 상승 또는 하락할 경우 양(+)의 상관관계, 반대로 움직일 경우 음(-)의 상관관계다.
양의 상관관계에서 시장이 상승한다면 두 펀드 모두 상승하여 성과가 배가 될 수도 있겠지만, 분산이란 결국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이므로 상관계수가 ‘1과 0’ 사이 또는 ‘-1과 0’ 사이의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다시 말해 A펀드가 상승할 때 B펀드는 소폭상승하고, 반대로 A펀드가 하락할 때도 B펀드가 하락을 막아줄 수 있는 역할을 하도록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이나 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가 펀드간의 상관계수와 투자지표를 알려주고 있으므로 다양한 펀드선택에 앞서 펀드 투자설명서에 명시된 유익한 투자정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투자는 결정의 연속이다. 순간의 선택과 결정으로 희비가 엇갈리는 금융시장이지만 현명한 투자지표를 이용한다면 지금과 같은 암울한 시장에서 더 큰 빛을 발할 수가 있을 것이다.
이정걸 국민은행 아시아선수촌PB센터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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