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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투우협회 예병권 사무국장 "동물 학대 논란 소싸움 명예회복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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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투우협회 예병권 사무국장 "동물 학대 논란 소싸움 명예회복 다행…"

입력
2008.02.2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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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예회복도 한 만큼 소싸움을 보다 많은 주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청도투우협회 예병권(46) 사무국장은 요즘 무죄판결을 받고 풀려난 사람처럼 후련하다. 씨름, 그네, 널뛰기와 함께 대표적인 전통 민속놀이로 손꼽히며 신라시대부터 국민의 관심을 받아온 소싸움이 최근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여 올해 대회 자체가 불투명했으나, 지난 달 농림부가 민속놀이로 최종 확정하고 대회를 존속시키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는 전국에서 소싸움대회를 개최하는 지방자치단체, 관련 협회와 함께 소싸움의 존속 당위성을 농림부 등을 찾아 설득에 나섰고, 결국 이번 결정을 내리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예 국장은 “한국의 소싸움은 스페인의 투우처럼 소의 생명을 위협할 만큼 심각한 요인이 적다”며 “동네 잔치에서 전국적인 축제로 자리잡고 있는 마당에 이런 논란이 터지면서 곤혹스러웠다”고 털어 놓았다.

특히 마음고생이 심했던 것은 그 역시 싸움 소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 청도 출신으로 1990년 육군 장교(소령)로 예편한 뒤 인근 영천에서 한약재료상을 운영하던 예 국장은 2000년 고향 친구와 함께 청도 소싸움축제를 보러 왔다가 싸움 소와 인연을 맺었다.

“똘망똘망한 눈이 그렇게 순수하게 보일 수 없었다”는 예 국장은 “그 묘한 매력에 이끌려 하던 일을 접고 소싸움꾼으로 변신하게 됐다”고 술회했다.

한마리에 불과하던 싸움 소는 대한, 신명, 포청천, 주몽 등 6마리로 늘었고, 육우도 100마리를 넘었다. 육우를 많이 키우게 된 것은 싸움 소에 보다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란다. “아직은 대회에서 벌어들이는 상금이 싸움 소를 사육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많지 않거든요. 그것이 소싸움의 현실이기도 하구요.”

실제로 싸움 소와 일반 소에 대우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는 것이 예 국장의 설명이다.

“일반 소는 풀만 주면 되지만, 싸움 소는 주인들이 직접 죽을 쑤어 먹인다”는 예 국장은 “심지어 미꾸라지, 인삼 등 각종 보약을 먹이는 경우도 허다하며, 먹는 양도 성인의 10배 이상”이라고 말했다.

좋은 대우를 받는 대신 운동도 필수적이다. 몸집을 불리기 위해 우리에만 갇혀 사는 육우와는 달리 싸움 소는 단단한 근육과 체형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예 국장은 이를 위해 매일 오전 7시30분 대구의 집을 출발, 8시께 청도의 목장에 도착하는 대로 싸움 소를 이끌고 햇볕을 쬐어주고, 구보를 시킨다. 예 국장은 4월12일 청도 소싸움 대회를 앞두고 타이어 끌기, 뒷산 오르기 등을 통해 운동강도를 서서히 높이고 있다. 지난 해 전국대회 3위에 입상한 대한이의 컨디션이 좋아 올해는 우승도 넘보고 있다.

소싸움에 대한 예찬도 이어졌다. “겉보기에는 둔해 보이는 동물이지만 싸움장에서 거친 숨을 내뱉으며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볼 때면 전율을 느낄 정도로 짜릿하다”며 “상대 소에게 졌다는 생각이 들면 깨끗하게 승복하고 등을 돌리는 모습은 인간이 배워야 할 점”이라고 설명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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