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실시된 키프로스 대선 결선투표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드미트리스 크리스토피아스(61ㆍ사진) 공산당(AKEL) 대표는 남북으로 분단된 키프로스 정계에서 대표적인 ‘통일주의자’로 꼽힌다.
좌파 지도자답게 터키계가 장악하고 있는 북키프로스의 노동조직과 강한 연대를 구축하고 있고, 북키프로스 지도자와 만나기 위해 완충지대를 넘어 북으로 건너간 극소수 지도자 중의 하나이다.
역시 통일 찬성론자인 북키프로스의 메흐메트 알리 탈라트 대통령이 대선 결과가 나오자마자 전화해 당선을 축하한 뒤, 키프로스의 지위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만나기로 합의한 것도 이런 배경이다.
다만 그가 2004년 타소스 파파도풀로스 현 대통령의 연정 파트너로서 유엔이 제시한 통일계획을 파파도풀로스 대통령과 함께 반대했던 전력이 북키프로스 주민들에게는 앙금처럼 남아있다는 점은 부담스런 부분이다.
건축업자의 아들로 태어나 구 소련에서 공부한 그가 키프로스는 물론, 유럽연합(EU) 회원국 내 최초의 공산당 지도자라는 점은 그가 앞으로 펼쳐야 할 설득과 타협의 과정이 만만치 않음을 시사한다.
그에게는 북키프로스와의 영토분쟁, 북키프로스내 재산 환원, 터키계 난민 지위, 통일국가의 헌법 제정 등 난제가 수두룩하다. EU에 대한 다소 어정쩡하고 회의적인 입장도 불식해야 할 과제이다.
니코시아 대학의 후버트 파우스트만 정치분석가는 “유엔의 통일방안을 불공정하고 북키프로스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것이라며 거부한 키프로스 국민에게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획기적인 뭔가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키프로스는 1974년 친그리스계 세력이 쿠데타를 일으키자 터키가 북부를 침공, 점령한 이래 터키의 통치를 받는 북키프로스와 그리스계의 키프로스로 갈라졌다. 키프로스는 2004년 EU에 가입했으나, 83년 독립을 선언한 북키프로스는 유일하게 터키의 승인을 받았을 뿐 그리스를 비롯한 서방의 견제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왔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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