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17번째 생일을 맞은 남미 아르헨티나의 소녀가 두 번의 세 쌍둥이 출산을 포함해 모두 7명의 아이를 낳아 충격과 함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BBC 방송과 AFP 통신 등은 25일 아르헨티나 일간 라 보스 델 인테리오르를 인용해 이 같은 기구한 사연의 소녀에 대해 일제히 소개했다.
라 보스 델 인테리오르는 중부 코르도바에 있는 산부인과병원의 호세 오비에도 부원장 말을 빌려 파멜라라는 소녀가 19일 조산으로 1,700g의 미숙아 세 쌍둥이를 출산했다고 전했다.
산모인 파멜라와 여아 세 쌍둥이는 제왕절개 수술을 받지 않고 자연분만으로 태어났으며 다행히 모두 건강상태가 양호해 가족들의 걱정을 덜었다.
하지만 파멜라는 이미 네 아이를 둔 엄마인 만큼 이번 출산으로 돌봐야 할 아이가 7명으로 늘어났다.
미성년이기 때문에 정확한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파멜라는 14살 때 지금 두살배기가 된 큰아들을 낳았고 15살이던 18개월 전에는 딸 세 쌍둥이를 출산했다.
이번을 포함해 그간 여러 차례 임신을 되풀이해 왔으며 한 번 유산한 경험도 갖고 있다. 또한 산모가 어린 탓에 일곱 아이 전부 예정일보다 앞서 태어났다
. 주치의 오베이도 부원장은 파멜라가 병원에서 새로 태어난 세 쌍둥이와 함께 가족과 의료진의 생일 축하를 받았다고 전했다.
파멜라와 아이들은 코르도바 교외의 벽지인 레오네스에서 파멜라의 어머니(49)와 함께 살아 왔다.
어머니는 파멜라에게 잦은 임신을 막기 위해 피임약 주사까지 맞혔지만 이번 세 쌍둥이 출산은 뜻밖이었다고 당황해 했다.
그는 "파멜라와 나는 더 이상의 아이를 원치 않았다”면서 “파멜라가 세 쌍둥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고 죽고 싶었고 아이들의 아버지는 파멜라를 버렸다”고 전했다.
독실한 가톨릭 국가로 낙태시술이 엄격히 금지된 아르헨티나에선 10대인 파멜라의 '일곱 자녀 출산'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이 파멜라에 관한 소식을 연일 대서특필하는 가운데 사회에선 미성년자의 성교육과 피임법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여론은 대체로 파멜라가 거듭된 임신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파멜라 가족은 경제적으로 궁핍해 그간 주정부가 생활보조금과 양육비를 지원해 왔다. 당국은 2년 전 파멜라가 첫 번째 세 쌍둥이를 낳자 토지를 제공하고 집을 지어 주는 한편 전기와 기저귀까지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가장인 파멜라의 어머니는 딸과 손주들을 부양하는 데 보태기 위해 다른 집 청소일을 하고 있다.
무분별한 처신으로 일곱 아이의 엄마가 된 파멜라에 대한 안팎의 시선은 곱지 않으나 이들 가족은 새로 늘어난 식구와 생활하려면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정을 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어머니는 병원측에 파멜라의 나팔관을 묶어 임신을 못하게 하는 시술을 요청했으나 의사들이 21세 미만 여성에게는 이를 금지하는 법을 이유로 거부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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