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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연구입문' 21년만에 개정판/ 미시·생활사 보강하고 새 연구경향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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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연구입문' 21년만에 개정판/ 미시·생활사 보강하고 새 연구경향 반영

입력
2008.02.26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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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관심이 높은 일반인들에게 한국사 연구의 흐름을 한 눈에 보여주는 <한국사 연구입문> (지식산업사 발행)의 개정판이 21년 만에 나왔다.

대표적인 한국사연구학회인 한국사연구회가 엮은 <한국사 연구입문ㆍ3> 은 4년간 71명의 중견ㆍ신진 역사학자들의 연구성과를 종합한 결과물이다. 이 책의 1판과 2판은 1981년과 87년에 나왔다.

개정판은 1판(49편)과 2판(61편)에 비해 분량이 크게 늘어나 상ㆍ하 2권이며, 근ㆍ현대사 부분을 대폭 보강한 점이 특징이다. 근대부분을 근대 IㆍII로 나누고 현대 부분을 처음 다뤄 10편의 논문을 실었다. 각 시대별로 첫 장은 총론적 성격의 글이 실려있다. 각론격인 개별 논문에는 주제별 논쟁을 2,3개의 키워드로 정리하고 있으며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평이한 문체를 사용하고 있다.

1판과 2판의 논문들이 식민사관을 극복하기 위한 민족주의적 성향, 군사독재를 겪으며 첨예화된 사회경제적 모순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한 민중주의의 영향이 강했던 당시 사학계의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면, 3판은 다소 자유로워진 90년대 이후 소장파 연구자들의 연구성과들을 폭넓게 훑고 있다.

가령 미시사ㆍ생활사ㆍ사회사에 대한 사학계의 높아진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신문물의 도입과 사회변화’(전우용), ‘근대문명의 확산과 대중문화의 출현’(장규식) 등의 대표적이다.

또한 동아시아라는 큰 틀에서 대외사를 조망하려는 움직임도 감지할 수 있다. ‘서구열강의 침략과 동아시아 각국의 개항’(최덕수) 같은 논문이 그렇다. 최근 진행중인 논쟁적인 주장들도 소개하고 있다.

‘대한제국의 수립과 정치변동’(주진오) 같은 글에서는 지금까지 실패하고 무능한 군주로 낙인 찍혔던 고종을 근대지향적 개혁군주로 복권한 연구성과를 소개하고 있으며, 일제식민시기를 다룬 ‘식민지 자본주의화와 민족ㆍ계층간 양극화’(정연태)와 ‘한국근대와 식민지 근대성론’(정재정) 등의 논문에서는 기존의 수탈론뿐 아니라 식민지근대화론, 포스트모더니즘적 연구 등 다양한 연구방법론을 소개하고 있다.

노태돈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는 “책 전체를 관통하는 일정한 사관을 설정해 논의의 폭을 제한하기보다는 필자들에게 일임해 한국사학계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점과 논의의 현황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했다”며 “한국사학계의 고뇌와 모색이 담긴 책”이라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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