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5일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변화’(change) 를 화두로 내걸었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변화를 소홀히 하면 낙오하고 변화를 거슬리면 휩쓸리고 만다”면서 “변화의 흐름을 타고 변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도 보수 노선을 추구하는 이 대통령은 바꾸긴 바꾸되 속도와 범위를 조절해야 한다는 점에서 ‘개혁’(reformation)보다 온건한 표현인 변화를 선택했다.
노무현 정부가 개혁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 미 대선에서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가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미국의 생존 전략으로 변화를 내건 것도 고려됐다.
이 대통령령이 이날 취임사에서 제시한 4대 키워드는 선진화 변화 실용 화합.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내세운 것이 바로 변화다.
우선 그의 국정 목표는 대한민국을 선진 일류국가로 만드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건국 이후 60년 간 산업화와 민주화의 과업을 동시에 이룩했지만 이제는 이를 뛰어넘어 ‘선진화’라는 새로운 국가발전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새로운 60년을 시작하는 의미에서 올해를 선진화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이 대통령은 좌파 성향의 김대중ㆍ노무현 정부가 집권했던 지난 10년을 “더러는 멈칫거리고 좌절하기도 했던” 시대로 규정했다. 급변하는 세계 흐름 속에 우리가 방심하는 사이 세계는 우리를 저만치 앞질러갔고, 국가 경쟁력은 갈수록 추락했다고 진단했다. 그래서 우리에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취임사 작성에 참여한 박형준 의원은 “우리 역사를 발전과 긍정의 역사로 보고 그 에너지를 바탕으로 국민들과 함께 뛰어 보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선진화 전략은 실용주의로 무장되어 있다. 대한민국을 실용주의라는 새로운 소프트웨어로 돌려 업그레이드하겠다는 뜻으로 이를 시대정신으로 표현했다.
궁극적으로 이 대통령이 그리는 일류 국가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개방과 자율과 창의가 넘치는 나라를 강조했다. 선진화를 위해 작고 유능한 정부를 만들어 정부 먼저 일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정책적으로는 경제와 교육, 외교 등 주요 정책 분야의 선진화에 방점을 찍었다. 국가 선진화를 위해선 먼저 국부를 키워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이 대통령은 “기업은 국부의 원천이자 일자리 창출”이라며 친 기업 정책을 펼 것임을 밝혔다.
또 “선진화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굳건한 한미동맹의 토대 위에 경제 규모에 걸 맞는 능동적 외교를 펼칠 것임을 밝혔다. 그는 “후진적 정치 행태로는 일류국가가 될 수 없다”며 “소모적 정치 관행과 과감하게 결별하겠다”고 대화의 정치를 선언했다.
그는 “땀 흘려 노력한 국민이면 누구나 성공의 기회가 보장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 마음 속에 있는 대한민국의 지도를 세계로 넓히겠다”고도 했다. 꿈을 이룰 수 있고 세계와 소통하는 나라를 만들어 한반도의 새로운 신화를 쓰자는 것이 그가 국민들에게 제안하는 일류국가 구상이다.
이태희 기자 good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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