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에서 남산에 이르는 소파길이 자연친화적 녹지 보행공간으로 탈바꿈한다. 길이 1.3㎞의 소파길은 도심으로 진입하는 차량을 위한 구조로 돼 있어 생태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시민들의 남산 접근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서울시는 남산을 시민 품으로 되돌리기 위해 보도 및 녹지공간 확충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소파길 보행환경개선사업을 다음달 착수해 6월 완료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시는 명동 세종호텔 앞에서 숭의여자대학, 남산케이블카, 백범광장을 지나 힐튼호텔에 이르는 4~5차로의 소파길을 2~4차로로 축소하고 보행로를 폭 3m 이상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우선 세종호텔∼대한적십자사 구간을 현행 4차로로 유지하되 세종호텔 앞에 횡단보도를 설치, 시민들의 남산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 남산 1호터널로 연결되는 토끼굴 진입로를 폐쇄, 녹지공간으로 활용하고 1호터널 이용차량은 대한적십자사 앞에서 U턴을 통해 진입토록 할 방침이다.
대한적십자사∼숭의여자대학 구간은 왕복 3차로로 축소, 현재 1.5m인 보도 폭을 3m 이상으로 확장한다. 이 구간의 버스정류장도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앞으로 이전되며 이곳에 있던 횡단보도는 숭의여자대학 정문 앞으로 이전해 통학생의 안전성과 편의성도 확보할 방침이다.
특히 숭의여자대학∼서울과학교육원 구간은 왕복 4차로에서 2차로로 대폭 축소하고 대신 보도가 신설되며 도로 주변에 소규모 공원인 쌈지공원 4개가 조성되는 등 자연 친화적인 휴식공간이 대폭 확충된다.
남산케이블카 앞 도로에는 횡단보도가 설치되며 인근 식당가 주변의 불법 주차를 막기 위해 노상주차장이 조성되고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단속이 이뤄지게 된다.
이와 함께 서울과학교육원∼힐튼호텔 구간은 5차로에서 4차로로 축소되고 백범 김구 선생 동상 뒤편의 도로 건너편에는 전망데크도 조성된다. 백범광장과 서울과학교육원 사잇길은 4차로에서 3차로로 축소되고 보도가 확충된다.
그러나 이번 차로 축소에 따라 출퇴근 시간 대 혼잡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남산 1호터널을 출퇴근 시 유료로 운영하면서 우회 도로인 소파길마저 축소하는 것은 운전자들의 편의를 지나치게 훼손한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교통 흐름을 최대한 원활하게 하면서 남산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남산 진입로 보행환경 개선안을 마련했다”며 “힐튼호텔과 한남고가도로 간 소월길 구간에 대해서도 보도 신설에 대한 타당성 여부를 검토해 올 연말까지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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