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구관이 명관이다.
체력 고갈을 호소하고 있는 남자 핸드볼대표팀의 ‘노장 3인방’이 이란 이스파한에서 열리고 있는 제13회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컵을 향한 마지막 희망으로 떠올랐다. 대표팀은 지난달 열린 핸드볼큰잔치에 이어 일본과의 올림픽 아시아지역예선 재경기를 치르느라 올해 들어 전혀 휴식을 취하지 못한 상태. 여기에 크고 작은 부상들이 겹치며 100%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는 선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그러나 강일구(32ㆍ인천도시개발공사) 백원철(31) 이재우(29ㆍ이상 일본 다이도스틸) 등 3명이 지친 후배들을 독려하며 연승 행진을 이끌고 있다. 이들 3인방은 소속팀 일정상 이번 대회에 불참한 윤경신(독일 함부르크) 조치효(독일 바링겐) 한경태(스위스 오트마) 등 유럽파의 빈자리를 완전히 메워 김태훈 감독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지난 달 일본과의 재경기에서 신들린 듯한 선방으로 승리를 이끈 ‘철벽 수문장’ 강일구는 이번 대회에서도 변함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조1위 확정의 분수령이 됐던 21일 사우디 전에서는 전반 막판과 후반 초반 연속 4개의 노마크 슛을 막아내면서 한국의 리드를 이끌었다.
백원철과 이재우는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한국의 7m 스로우를 전담하고 있는 백원철은 100%에 가까운 성공률을 과시하며 매 경기 두 자릿 수에 가까운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재우는 위기에 처할 때마다 예상치 못한 중거리 슛으로 공격의 활로를 뚫어주는 역할을 한다. 사우디와의 경기에서 경기 막판 5득점을 쏟아 부으며 상대 진영을 맹폭한 장면은 단연 압권.
한편 23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카타르와의 B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31-23 완승을 거둔 한국은 쾌조의 4연승으로 조 1위로 4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25일 A조 2위 이란과 준결승을 치른다. A조에서는 쿠웨이트와 이란, 바레인이 모두 3승1패를 기록했지만 세 팀간의 승자승과 골득실을 따진 결과 쿠웨이트가 1위, 이란이 2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스파한(이란)=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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