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집권 2기를 알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앞두고 ‘서비스형 정부 건설’이 중국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후 주석은 23일 당 정치국 회의에서 공공서비스라는 단어를 20회나 언급하면서 “인민에게 적절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조화사회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조화사회 건설은 후 주석의 일관된 국정 철학이다.
후 주석은 “모든 정부 부문은 인민을 위해 복무해야 한다”며 “인민이 경제성장의 열매를 함께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 주석의 공공서비스형 정부 건설은 3월 5일 개막하는 이번 전인대에서 행정개혁이 강도 높게 추진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한다. 빈부격차 등 불평등 구조를 행정개혁으로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 공산당은 25일부터 3일간 17기 2차 전체중앙위원회(2중전회)를 소집, 전인대에 상정될 개혁안을 심의하고 의제를 사전 조율할 예정이다.
전인대는 또 지난해 10월 당 대회를 통해 선출된 시진핑(習近平), 리커창(李克强) 정치국 상무위원이 나란히 국가부주석, 상무부총리직에 오르면서 차기 지도자로 본격 등장한다는 정치적 의미도 갖고 있다. 시진핑, 리커창 위원은 5년 후 국가주석과 총리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시진핑 위원의 경우 2중전회를 통해 당 군사위 부주석직까지 승계, 후계자로 확고한 지위를 구축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책면에서는 전인대가 경제과열 및 인플레이션, 정부 개혁 등 두 현안을 해결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월 물가인상률이 7.1%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지속됨에 따라 전인대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긴축정책을 일관되게 시행할 것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능이 중복된 국무원의 현 28개 부처를 21개로 통합하는 대부제 개편을 통해 작지만 강한 서비스형 정부를 창출할 것도 주요 의제이다. 교통 농업 에너지 금융 등의 부문을 통폐합하는 방안이 유력하며 이중 교통 및 농업 관련 부서를 우선 통폐합하는 안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후 주석의 조화사회 건설을 위한 의료 복지 정책 강화, 설 직전 폭설 대란으로 노출된 위기관리 시스템 정비 등도 비중 있게 다뤄지고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적 진행을 위한 준비 작업에도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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