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불청객' 황사가 올해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2일 '봄철(3~5월) 장기 예보'를 통해 "올 봄에는 황사 발원지인 중국 북부 내륙 지역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저기압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기압골이 한반도를 통과하게 되면 북서풍이 부는 날이 많아져 우리나라로 황사가 유입되는 횟수도 잦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해를 넘어 한반도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는 중국발 황사는 서북부 황토고원과 네이멍구(內蒙古) 일대 사막 지역이 발원지로, 올해는 모래와 미세 흙먼지 등 황사 원인물질을 실어나르는 찬 공기의 움직임이 활발해 황사 발생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상청은 이에 따라 올 봄 우리나라의 황사 발생일수가 지난 29년(1979~2007)간 평균치인 5.1일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측했다.
2000년대 들어 봄 황사는 2003년을 제외하고 매년 열흘 이상 꾸준히 발생할 정도로 증가 추세에 있다. 특히 2006년에는 4월 한 달에만 12일이나 황사가 관측돼 '황사 테러'로 불릴 만큼 극심한 후유증을 낳았다.
기상청도 올해 최악의 황사가 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만주와 몽골 지역에 황사감시탑을 설치하고, 황사감시센터를 운영키로 하는 등 황사 대응능력 강화를 위한 지원체계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기온은 평년을 상회해 전반적으로 건조하고 따뜻한 봄 날씨를 보일 전망이다. 기상청은 "봄철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포근한 날씨가 계속되겠으나, 3월에는 일시적으로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몇 차례 꽃샘 추위가 오겠다"고 예보했다.
바닷물의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는, 일종의 기상이변 현상인 '라니냐'는 봄철 동안에도 지속되겠지만 강도가 점차 약해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윤원태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황사 미세입자에는 중금속 등 유해 물질이 다수 함유돼 있어 어린이나 호흡기 질환자에게 특히 해롭다"며 "황사 예보가 있는 날은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집에 돌아와서는 반드시 손발을 씻는 등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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