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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민 퇴근길 땅속서 '암흑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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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민 퇴근길 땅속서 '암흑공포'

입력
2008.02.25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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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대구 지하철 2호선 전동차의 전력 공급 장치가 불에 타 50분 정도 전 구간 전동차 운행이 중단되는 바람에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22일 오후 6시55분께 대구 지하철 2호선 만촌역 변전소의 전력차단기가 불에 타 2호선 운행 열차 20대(상행 10대, 하행 10대)가 모두 멈춰 섰다. 전동차가 자체 동력이나 임시 전원 공급으로 선로에서 역사로 이동할 때까지 승객들은 실내등 꺼진 차 내에서 수십 분 동안 공포에 떨었다.

한 승객은 "전동차가 굴 속에서 갑자기 멈춰 섰다"며 "곧 이어 '선로 전력공급이 중단돼 열차를 더이상 운행할 수 없으니 역에 도착하는 즉시 내려 주십시오'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고 말했다.

대구지하철공사는 오후 7시20분께 임시로 전원을 공급해 전동차를 인근 역으로 서행 이동시킨 뒤 차 안의 승객들을 대피시켰다. 하지만 일부 승객은 지하철공사 직원들에게 사고 원인을 캐묻거나 매표소에서 환불을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한 승객은 "대구 지하철 화재 5주기가 엊그제여서 큰 사고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순간 온몸이 오싹했다"고 말했다.

지하철공사는 전력 복구 작업을 통해 오후 7시50분께 2호선의 절반인 문양-반월당 구간의 운행을 재개했고, 사고 발생 1시간 30분만인 오후 8시30분께 전 구간 운행을 정상화했다.

지하철공사 관계자는 "만촌역 지하 2층의 변전소 전력차단기 배전선이 불에 타 전력공급이 중단됐다"며 "누전일 가능성이 높으나 과부하나 쥐 등의 배전선 훼손 가능성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불은 변전소 내 화재감지기가 작동하면서 이산화탄소가 분사돼 꺼진 것으로 밝혀졌다. 역사 변전소는 한국전력에서 22만6,000V의 고압 교류전기를 공급 받아 1,500V의 직류로 전환해 선로에 보내는 설비다.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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