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에서 열린 한승수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통합민주당은 이틀째 한 후보의 재산, 경력 의혹을 물고 늘어졌지만 한 후보자는 여유 있게 피해갔다.
초반부터 양당 의원간에 한 후보자 장남의 재산내역 제출 문제로 고성이 오갔다. 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언제 요청한 자료인데 아직도 안 주냐"고 목청을 높이자 한나라당 서병수 의원은 "자료 제출 안 한다고 문제 삼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맞섰다. 정세균 위원장은 "의원 상호간에는 청문을 삼가라"며 제지했다.
민주당 서갑원 의원은 "한 후보자 부인이 2003년 4,600만원의 양도소득세를 납부했는데 자료에는 빠졌다"고 추궁했다. 이에 한 후보자는 "2년 전에 샀다가 다른 곳으로 이사가면서 입주도 못하고 서둘러 매도할 때 발생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재산은닉 의혹이 계속되자 "제가 교육자로서 제자를 많이 길렀고, 평생 그들의 역할모델이 됐다"고도 했다.
서 의원은 또 "2002년 논현동과 춘천 집을 놔두고 부인이 압구정동 아파트에 6개월간 전입신고를 한 경위가 뭐냐"고 캐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원래 살던 집이 낡아 보수하면서 잠시 살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 후보는 장교 복무 중 대학을 졸업한 사실에 대해 "주말에 일하고 평일에 이틀 시간을 내서 학교에 다녔다"고 했다.
한 후보자는 "1980년 국가비상대책위 활동 공로로 받은 훈장을 반납할 용의가 있느냐"(민주당 민병두 의원)는 질문에 "반납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특임장관의 보고라인에 대해 "내각을 통할하는 총리에게도 당연히 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인, 참고인을 출석시킨 오후 청문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운하, 영어몰입교육,금산분리 완화 등 이명박 당선인의 주요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답변을 유도했지만한 후보자는“충분히 검토해 보겠다”며 예봉을 비켜가는 노련함을 보였다. 한 후보자는“논문 표절 의혹 등 새 정부 초기 인선이 국민의 기대와는 거리가 있다”(한나라당 공성진 의원)는 지적에“완전한 인간
은 없기 때문에 평생 노력해도 부족한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한 후보자는 존경하는 대통령으로 박정희, 김영삼 전 대통령을 꼽았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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