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바티칸의 수교 문제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중국 종교정책의 실무 책임자인 예샤오원(葉小文) 국가종교사무국장은 20일 미국 워싱턴에서 피에트로 삼비 미국 주재 바티칸 대사와 장시간 수교 관련 협상을 한 뒤 “바티칸이 중국과 복교하기 위해 대만과 단교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예 국장은 또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중국 가톨릭을 관장하는 관변 조직 중국천주교애국회의 활동을 내정으로 인정하고 바티칸이 간섭해서는 안된다는 중국측 수교 조건에 대해서도 협상할 준비가 돼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날 만남은 고위 책임자들의 협상인데다 베이징(北京) 올림픽을 앞두고 양측의 관계 개선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과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 향후 본격 수교 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그간 대만 단교, 중국 내정 불간섭 등을 수교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에 바티칸은 천주교애국회의 주교 서품 등을 중국의 내정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해 갈등을 빚어왔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2006년 바티칸의 동의 없이 천주교애국회를 통해 일부 교구의 주교 임명을 강행,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올림픽에 대한 서방의 껄끄러운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중국 정부가 바티칸과의 수교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는 있지만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식의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1951년 바티칸과 단교한 중국에는 1,300만명의 가톨릭 신자가 있으며 이중 500만명은 천주교애국회 소속으로 분류된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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