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인사청문회를 마친 한승수 총리 후보자에 대해 정치권은 어떤 판단을 내릴까. 이명박 당선자가 한 후보자를 뽑았을 때만 해도 국회 인준은 무난해 보였지만 청문회를 거치면서 통합민주당의 기류가 급변하고 있다. 다만 당론 거부는 걸리는 것들이 많아 고민 중이다.
당초 통합민주당은 한 후보자가 과거형 인물이라는 점을 제외하곤 특별한 하자가 없는 것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20일 김영주 의원이 한 후보자의 영국 교수 경력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상 조짐을 보이더니 부동산투기, 편법 증여ㆍ탈세, 아들의 군복부 중 해외체류 의혹이 터져 나오고 1980년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참여 경력까지 불거지면서 부정적 평가가 많아졌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한 후보자의 흠결이 많이 발견되고 있어 과연 한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총리나 장관에 대해 사회가 요구하는 잣대는 상당히 엄격하게 만들어져 있다. 다 날아가는 한이 있어도 절대 바지저고리 청문회로 끝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 대변인은 "양파껍질 벗겨지듯 새로운 의혹이 연일 드러나고 있다"며 "이명박 당선인이 흠집이 많았기 때문에 총리만은 깨끗하고 흠집 없기를 기대했던 많은 국민들은 어떻게 이런 분이 후보자가 됐는지 의아해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합민주당(141석)이 국회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 찬성으로 통과되는 총리 인준안에 대해 당론으로 반대하면 인준은 어려워 진다.
문제는 이미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두고 지루한 신경전을 벌인 상황에서 총리 인준까지 발목을 잡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자유투표에 맡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 대변인이 "당론으로 인준을 거부할지 여부는 당내 의견 수렴해 신중히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한 것은 이런 맥락이다. 수도권의한의원은“평시 같으면 당연히 총리로서 문제가 있고 이번 청문회에서도 거의 해명이 안됐다”면서도“그러나새 정부의 첫 인선에 대해 반대해 낙마까지 밀어붙일지는 부담이 있다”고 전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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