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테니얼 야구단(가칭)의 제8구단 창단 승인이 결정된 19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8개 구단 사장들 모임인 이사회는 KBO 구조조정안과 대회요강 및 규약 개정을 발표했다. 이날 결정된 사안들 중 쟁점이 되는 것은 ▲감액제한 폐지 ▲무승부 폐지 ▲전문위원회 조직 개편 등이다.
KBO의 방만한 경영에 제동을 걸고, 프로야구 흥행을 위한 적절한 조치라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절차상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KBO와 구단의 논리에 따른 결정일 뿐 현장의 목소리는 배제됐다는 것이다.
▲고비용 저효율은 선수 탓?
야구규약 제73조에는 ‘연봉이 2억원 이상 선수는 40%, 1억~2억원 선수는 30%, 1억원 미만인 선수는 25% 이상 삭감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단 선수 본인의 동의가 있을 경우 이 조항은 적용되지 않는다.
구단들은 앞으로 이 조항을 폐지하기로 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90년대 초만 해도 연간 운영비가 100억원 정도였는데 90년대 후반 이후 선수들의 몸값이 크게 오르면서 운영비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운영비를 절약할 가장 현실적은 방법은 몸값을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단들이 과도한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의 몸값을 올려놓고, 이제 와서 선수 탓만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 프로야구선수협회(회장 손민한)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감액제한 폐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조만간 KBO 하일성 사무총장을 만나 정식으로 따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수준저하 우려
이사회는 올해부터 무승부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지난해까지 KBO는 정규리그는 연장 12회, 포스트시즌은 연장 15회로 제한했다. 한때 KBO는 ‘경기 시작 4시간 후 새로운 이닝에 들어갈 수 없다’는 제도를 시행하기도 했지만 야구의 묘미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정규리그 연장 12회로 바꿨다.
그러나 연장전 제한의 폐지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 현직 코치는 “가뜩이나 선수층이 얇은 현실을 고려하면 무리다. 특히 투수 고갈현상이 빚어질 수도 있다.
선수들의 체력저하는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그럴 경우 전반적인 수준저하가 우려된다. 연장전 무승부를 폐지하려면 1군 엔트리를 지금보다 늘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늘릴 때는 언제고
2006년 신상우-하일성 체제가 들어선 이후 KBO 조직은 이전에 비해 크게 비대해졌다. 위인설관(爲人設官)의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각 구단과 여론이 비난의 화살을 퍼붓자 KBO는 전문위원회를 통폐합하고, 기록위원장과 심판위원장도 직접 경기에 출전하도록 했다.
한 야구 관계자는 “한없이 늘릴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KBO 비대화를 전문위원회 탓으로 돌리는 모양새가 우습다.
KBO의 진정한 개혁은 총재, 총장의 연봉을 삭감하고 위원회 통폐합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에서 시작될 것”이라며 “KBO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던 수입과 지출 등의 투명성 결여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개혁을 논한다는 것은 몸통은 그냥 둔 채 깃털만 손댄 격”이라고 꼬집었다.
최경호기자 squeeze@sportshankook.co.kr양준호기자 pires@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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