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는데… .” 부처 폐지가 최종 확정된 해양수산부는 20일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앞서 새 정부 조각 명단에서 장관이 공석으로 남은 것과 물류 측면에서 통합이 바람직하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 등이 있었던 만큼 해수부 공무원들은 “올 것이 온 것일뿐”이라며 담담해 했지만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공무원들은 일손을 놓은 채 삼삼오오 모여 수군거렸고, 부처가 폐지되면 여수엑스포 등 국가적 현안이 제대로 잘 굴러갈 지 등 걱정으로 하루를 보냈다. 또한 조직 해체로 인해 자신들의 진로가 어떻게 될 지 걱정하는 모습도 역력했다.
해운항만청 출신인 한 해수부 직원은 “몇 년 전부터 수산 관련 업무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공’은 해운”이라며 “조직이 개편되면 예전 업무를 다시 볼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해수부는 1996년 해운항만청과 수산청 등을 통합해 만들어졌다.
해수부의 한 간부는 “손발 척척 맞춰가며 일했던 직원들이 다른 부처로 흩어지면 지금까지 추진하던 다양한 해양 정책을 계속 추진하기 힘들 것”이라며 “관련 부서들은 한데 묶어 통합행정을 펼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부처에 편입되더라도 그 속에서 작은 ‘해양수산부’를 꾸릴 수 있어야 한다는 실낱 같은 희망인 셈이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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