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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 영화가 후보에…" 오스카 이변 개봉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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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 영화가 후보에…" 오스카 이변 개봉박두

입력
2008.02.20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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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시상식이 25일(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 코닥 극장에서 여든 번째 막을 연다. 100일 넘게 계속된 미국작가조합 파업이 12일 끝나면서, 할리우드는 부랴부랴 잔치 준비를 하느라 숨가쁜 분위기다. 평소 미국 상업영화의 느끼함에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도 레드카펫을 수놓는 슈퍼스타들의 행진엔 눈길을 빼앗기기 마련. 그러나 스타들의 면면보다 눈에 띄는 것은 예년과 사뭇 다른 느낌의 후보 명단이다. 아카데미는 이 ‘남다른’ 후보 가운데 누구의 품에 오스카 트로피를 안길까.

■ ‘아카데미스러움’ 벗는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로 오른 영화는 모두 5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데어 윌 비 블러드> <어톤먼트> <마이클 클레이튼> <주노> 다. 리스트만 놓고 본다면, 칸영화제 작품상 후보라고 여길 법도 하다. 휴먼드라마와 시대물, 미국인의 보편적 가치관에 집착하는 아카데미의 보수성에서 그만큼 벗어나 있다는 뜻이다. <어톤먼트> 를 제외한 네 작품은 감독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강력한 작품상 후보 <노인을…> 을 연출한 코엔 형제는 칸영화제 감독상을 3번이나 받았지만 아카데미와는 인연이 적었다. 인간의 광기를 섬뜩한 영화어법으로 그려 온 형제에게, 아카데미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1996년 <파고> 에 각본상을 수여한 것이 전부. 그해 작품상은 멜 깁슨이 연출한 <브레이브 하트> 가 받았고, 이것은 아카데미 ‘최악의 선택’ 중 하나로 종종 거론된다. 하지만 <노인을…> 은 올해 모두 8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또 다른 유력 작품상 후보 <데어 윌…> 의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도 아카데미 취향과 대척점에 선 작가다. 베를린영화제 금곰상과 칸영화제 감독상을 연거푸 거머쥐며 유럽에서는 거장으로 대접 받지만, 인간 정서를 노골적으로 표출하는 거친 스타일은 늘 아카데미를 불편케 했다. 그러나 올해 아카데미 회원들은 <데어 윌…> 을 주저 없이 8개 부문의 후보로 뽑았다.

그나마 아카데미의 전통에 가까운 영화는 <어톤먼트> 와 <마이클 클레이튼> 이다. 그러나 이 작품도 선과 악의 분명한 대비, 정의가 승리하는 결말이라는 아카데미 취향과 거리가 멀다. <주노> 는 자연스레 선댄스영화제가 연상되는 저예산 영화. 블록버스터 영화의 100분의 1도 안 되는 예산으로 미혼모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겨우 7개 스크린에서 상영을 시작했으나 2,000개까지 상영관을 늘렸고, 오스카 트로피를 넘보는 자리까지 올랐다.

프랑스어로 제작된 <잠수종과 나비> 의 줄리앙 슈나벨 감독이 감독상 후보에 오른 것도 눈에 띈다. 반면 톱스타 톰 행크스와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찰리 윌슨의 전쟁> , 톰 크루즈의 <로스트 라이언> 등은 주요 부문 후보에서 철저히 제외됐다.

■ ‘별 중의 별’은 누가 될까

영화제 최고의 영예는 작품상과 감독상이지만,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역시 배우들이다. 또한 마지막까지 수상자를 점치기 어려운 부문이기도 하다. 작품상 후보에 오른 영화의 배우들과 이름이 귀에 익은 톱스타들이 고르게 남녀 주연상과 조연상 후보로 선정됐다.

남우 주연상은 <데어 윌…> 에서 권력욕에 가득 찬 석유업자 역을 맡은 대니얼 루이스의 몫이 될 가능성이 크다. 89년 <나의 왼발> 로 아카데미 주연상을 받은 적이 있는 그는 이미 이번 영화로 비평가협회와 골든글로브, 배우조합의 남우주연상을 휩쓸었다. <마이클…> 의 조지 클루니,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의 조니 뎁 등이 함께 후보로 뽑혔다.

여우 주연상은 <어웨이 프롬 허> 의 줄리 크리스티가 1순위 후보다. 그녀는 알츠하이머병으로 기억을 잃고 새로운 사랑에 빠진 아내 역을 열연, 역시 아카데미의 바로미터가 되는 비평가협회와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주노> 에서 깜찍한 고등학생 임산부 역을 맡은 엘런 페이지가 이 상을 받는다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최대 이변이 될 듯.

사실 배우의 카리스마를 유감없이 발산한 배우는 주연상이 아니라 남우조연상 후보로 오른 하비에르 바르뎀이다. <노인을…> 에서 과묵한 킬러 역할을 맡아, 인간성의 그로테스크한 극점을 보여준 그는 이변이 없는 한 오스카 트로피를 쥘 것으로 보인다. 여우 조연상은 <아임 낫 데어> 에서 과격한 밴드 보컬을 연기한 케이트 블란쳇이 유력하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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