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기업의 미래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기업의 적정가치와 주가 추이를 예견하기 힘든 것도 그런 이유다. 그렇다고 전문가들의 진단만 맹신할 수는 없는 노릇. 투자 결과는 자신이 짊어져야 할 짐이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도 개별 기업들의 주가 추이를 엿볼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바로 기업의 실적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지표의 추이를 살피는 방법이다. 증시의 대표적인 풍향계로는 발틱운임지수(BDI)와 D램 및 랜드 플래시 메모리 가격, LCD패널 가격 등이 있다.
BDI는 철광석, 석탄 등 건화물 운임가격을 나타내는 지수로 해운업과 조선 업황을 알 수 있는 선행 지표다. 배의 종류는 철광석, 석탄 등을 나르는 벌크선과 철강, 시멘트 등 완제품을 나르는 컨테이너선, 원유, LNG를 운반하는 태컹와 LNG선이 있는데, BDI지수는 이 중 벌크선과 직접적 연관이 있다.
대표적인 벌크선사인 대한해운과 STX팬오션 등의 주가 추이와 BDI지수의 움직임이 같은 궤적을 그리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비록 BDI가 벌크선과 연관된 지표지만 운임이 높아질수록 선박 주문도 늘어난다는 점에서 조선업과도 연관성이 있다. 하지만 굿모닝신한증권 조인갑 연구원은 “조선업은 BDI보다는 선반가격과 주문수량, 환율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BDI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관지을 수 있는 보조지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BDI는 해운 조선업 업황 뿐만 아니라 중국 등 신흥시장의 성장모멘텀이 지속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척도이기도 하다. 신흥시장의 고도성장은 원자재 수입 급증?BDI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
실제로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충격으로 BDI가 급락하자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가 침체의 길에 들어섰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BDI가 반등하면서 세계 경제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이 밖에 한진해운 등 주로 컨테이너선의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주가 추이를 알 수 있는 지표는 HR용선지수가 있다.
일반 투자자들은 한국해양수산개발원(www.kmi.re.kr) 홈페이지에서 이들 지표를 확인할 수 있다. BDI는 메인 화면에서 상단 메뉴 중 동향분석을 클릭한 뒤 통계?일일 및 주간 통계?일일 통계 순으로 들어가면 된다. 또 HR지수는 일일 및 주간 통계?주간 통계를 클릭하면 알 수 있다.
IT업종의 업황을 내다볼 수 있는 지표로는 D램 및 낸드플래시 메모리, LCD패널 가격이 있다. 만약 이들 가격이 오르면 생산업체들은 똑 같은 양을 팔아도 실적이 좋아 질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들어 반등하는 이유도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진단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DDR2 1기가와 512메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8기가가 대표적인 지표물이다. 또 LCD의 경우에는 모니터는 19인치, 노트북은 15인치, TV는 32인치와 42인치의 가격을 보면 된다.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은 www.dramexchange.com에서 LCD패널 가격은 www.witsview.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교보증권 김영준 연구원은 “관련 기업에 투자할 때는 이들 지표들의 방향이나 추세를 보는 정도에 그쳐야지 단기 매매지표로 쓰는 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안형영 기자 truest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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