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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오바마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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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오바마 대통령'

입력
2008.02.20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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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가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 될 전망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오바마는 민주당 경선 승리도 굳히지 못한 상태지만, 미국 대선을 주시하고 있는 영국 독일 등 유럽 쪽의 대세 예측은 이미 오바마 쪽으로 기운 느낌이다. 선거판이든 바둑판이든 객관적 관전자가 판세를 더 정확히 읽는 법이다.

특히 초강대국 미국의 대내외 정책 변화에 누구보다 민감하고, 그만큼 미국 정치 흐름에 정통한 유럽 언론의 판세 분석은 정파성에서 자유롭지 않은 미국 언론의 진단과 예측보다 오히려 눈 여겨볼 만하다.

■먼저 유럽 언론은 민주당 경선은 혼미한 양상에도 불구하고 오바마의 승리로 귀결될 것이고, 그 것이 순리라고 논평하고 있다. 영국의 진보신문 더 가디언의 논객 게리 영은 오바마가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제압하지 못할 경우 최종 결정권을 행사할 상ㆍ하 의원과 당 관료 등의 ‘슈퍼 대의원’들이 오바마에 대한 대중의 열망을 저버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수신문 더 타임스의 윌리엄 리스모그도 민주당 지도부가 유권자의 뜻을 거슬러 클린턴의 손을 들어주는 것은 대선 패배를 자초하는 것이기에 불가능하다고 숫제 단언했다. 독일 언론도 오바마의 지지기반과 역사적 상징성이 훨씬 크다고 논평, 대세가 기운 것으로 보고 있다.

■보수 권위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케네디와 레이건 이후 20여년 만에 다시 유권자들이 근본적 변혁을 열망하는 상황에서 어떤 변수도 오바마 열풍을 꺾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신문이 2월초 ‘슈퍼 화요일’ 직후 “누가 미국 대통령이 돼야 하는가”라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2만6,000명의 50%가 오바마라고 답했다. 진정한 변화를 이룰 유일한 후보라는 이유였다. 클린턴의 경륜을 들어 지지한 응답자는 20%, 공화당의 매케인 선호는 14%에 그쳤다.

■유럽 언론과 여론이 민주당 후보를 선호하는 데는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 대외행보 등에 대한 반감이 작용한다. 그러나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까지 과감하게 전망하는 바탕은 객관적 통찰력이라고 본다.

예민하면서도 균형 잡힌 안목으로 미국의 변화를 관찰하기 때문이다. 영국을 대표하는 보수논객 윌리엄 리스모그는 공화당의 맥케인을 선호한다면서도, “오바마는 케네디와 레이건이 그랬듯이 미국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고 최종 승리를 점쳤다. 우리 사회는 미국 정치와 정책 변화를 그저 추종하는 데 익숙한 탓에 예측과 전망에도 늘 소극적이고 서툴다는 생각이 든다.

강병태 수석논설위원 bt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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