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이명박 당선인의 조각 발표로 사실상 활동을 마무리 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3일 공식 해단한다. 지난해 12월26일 국민들의 기대 속에 출범한 인수위는 ‘노 홀리데이’를 선언하고, 새 정부 국정운영의 밑그림을 그리는데 진력을 다했다.
그러나 인수위의 활동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경제살리기’에 대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새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을 제시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실적에 매달려 설익은 정책을 내놓는 바람에 혼란만 초래했다는 비판이 있다. 일부 인수위 관계자의 부적절한 처신이 도마에 오르면서 도덕성에 상처가 나기도 했다.
인수위는 우선 새 정부의 핵심과제를 선별해 5대 국정지표와 21대 전략, 192개 국정과제를 정리함으로써 새 정부 국정운영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이 당선인에게 표를 던진 국민의 열망은 ‘경제살리기’인데, 인수위가 정리한 192개 국정과제를 보면 이를 위한 청사진이 나름대로 잘 정리돼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인수위는 이와 함께 18부4처였던 정부조직을 13부2처로 줄이는 정부조직 개편안을 마련했고, 대입 3단계 자율화 정책을 내놓음으로써 교육정책의 대대적 변화를 예고했다. 또 ‘대불공단 전봇대’로 상징되는 각종 경제규제의 혁파를 선언했고, 한미동맹 강화 및 한일동맹 복원, 자원ㆍ에너지 외교로 대변되는 대외정책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잡음도 적지 않았다. 인수위가 부처의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바람에 노무현 대통령이 “인수위는 호통치는 데가 아니다”고 반발했다. 영어공교육 도입을 준비 없이 발표하는 바람에 혼란을 초래했고, 이 과정에서 이경숙 위원장의 ‘아륀지’ 발언이 입 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이 당선인은 이를 두고 “시대보다 앞서가도 지지를 못 받을 수 있고, 시대보다 뒤쳐져도 지지를 못 받는데 뒤쳐지는 것보다는 그래도 앞서는 게 낫다”고 인수위를 위로했다. 김호기 교수는 “한나라당이 지난 10년간 권력의 밖에 있었는데, 의욕이 앞선 나머지 서툴렀던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기업친화적 정책을 쏟아낸 것에 비해 노동과, 복지 등 사회통합 문제에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비판도 있다. 서민생계비 인하 방안도 기대에 못 미쳤다는 지적이다. 인수위 자문위원이었던 고종완 RE멤버스 사장의 ‘고액 부동산 투자자문’이나 인수위 위원들의 ‘대낮 강화도 식사접대 파문’ 등은 뼈아픈 상처로 남았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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