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하순 국내 배포될 예정이던 남북 첫 공동 문학잡지 <통일문학> 이 북측 수록작 일부 구절의 이적성 여부가 논란이 돼 반입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통일문학> 은 2006년 10월 남북 및 해외동포 문인들이 ‘6ㆍ15민족문학인협회’를 결성하면서 발간을 합의했던 반년간 잡지로, 이달 5일 평양에서 창간호 5,000부를 인쇄해 11일 중국 선양에서 창간식을 가졌으며 이달 하순 개성에서 2,000부를 건네받아 국내 독자에게 판매될 계획이었다. 통일문학> 통일문학>
통일부가 문제 삼은 구절은 북한 측 소설과 시에 한 차례씩 등장하는 ‘수령님’이란 호칭과 ‘89년 초 북남작가회담 개최에 합의하였다. 그리하여 서로 만나기로 하였는데 그 력사적 장거가 남측 당국에 의하여 차단되었다’는 수필 속 문장 등 4건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작년 12월 게재 원고 초고를 검토해 문제가 되는 구절을 삭제하지 않으면 반입이 어렵다는 점을 통보했다”면서 “지적한 부분이 수정되지 않은 채 인쇄됐기 때문에 해당 표현이 남측 정서에 어긋나는지 등을 종합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의 신청 후 20일째인 내달 5일이 최종 결정 시한이지만 통일부는 이보다 앞서 잡지 반입 불허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국내 문인들은 통일부의 이런 입장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정도상 6ㆍ15민족문학인 남측 협회 집행위원장은 “정치적 색채의 작품을 배제한다는 원칙에 합의해 북측은 당초 선군문학 작품 게재 입장을 포기했다”며 “전체 맥락을 살피지 않고 글귀 한 구절만 떼어 문제 삼는 것은 남북 교류 자체를 불허하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김형수 집행위원은 “잡지 반입이 불허되면 문인들이 공동 행동에 나서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훈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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