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개인휴대통신(PCS)이 상용화된 지 11년째를 맞는다.
1996년 말 정부는 한국통신 자회사인 한국통신프리텔(KTF)과 한솔PCS, LG텔레콤 등 3개의 PCS 사업자를 선정했다.
KTF와 LG텔레콤은 이듬해 각각 016, 019 식별번호로 서비스를 시작해 11년 만에 가입자 2,100만 명(KTF 1,380만명 LGT 786만명ㆍ1월말 기준) 시대를 열었다. 초기 멤버였던 한솔PCS는 2001년 KTF에 매각돼 흡수통합됐다.
1997년 말 국내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수는 682만명이었다. 이듬해인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입자는 1,398만명으로 급증했고, 2006년 마침내 4,000만명을 돌파했다. 올해 1월말 기준 이동통신 가입자수는 4,379만명에 달한다.
PCS 사업자들은 이제 셀룰러 사업자인 SK텔레콤과 이동통신 시장을 양분할 만큼 규모의 성장을 이뤘지만 주파수 대역의 불리함과 성숙기에 접어든 시장 상황 등 여러 악조건으로 줄곧 수세에 몰려 있다.
1999년 12월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을 인수해 1대 주주가 되고, 이후 한솔 PCS가 KTF에 합병되면서 이동통신 시장은 ‘황금 주파수’로 일컬어지는 800㎒ 주파수를 쓰는 SK텔레콤과 1.8㎓ 주파수를 이용하는 KTF LG텔레콤 진영으로 양분됐다.
SK텔레콤은 전파가 멀리 뻗어나가면서도 잘 휘어져 기지국을 많이 설치하지 않아도 통화가 잘되는 800㎒를, KTF와 LG텔레콤은 주파수 도달거리가 짧고 직진성이 강한 1.8㎓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다.
‘통화품질’을 앞세운 SK텔레콤에 뒤져 가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KTF와 LG텔레콤은 지난해부터 영상통화가 원활한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시작을 계기로 일대 반전을 노리고 있다.
KTF는 2007년 3월부터 시작한 3세대 서비스 ‘쇼’(SHOW)에, LG텔레콤은 지난해 9월 선보인 3세대 서비스 ‘리비전 A’를 내세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양 사는 3세대 서비스인 ‘쇼’와 ‘리비전A’를 무기로 2세대 시장에서 빼앗긴 주도권을 다시 되찾아 오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PCS의 출현은 휴대폰의 진입 문턱을 크게 낮췄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며 “음성 통화 위주에서 벗어나 부가서비스를 포함한 서비스 품질 향상과 기술 발전의 속도를 앞당긴 PCS 업계가 주파수 대역에서 차별성이 없는 3세대 영상통화폰 시장에서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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