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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정치 경계에 선 베이징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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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정치 경계에 선 베이징 올림픽

입력
2008.02.1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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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北京) 올림픽을 계기로 참가 선수들이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올림픽에 표출하지 여부를 놓고 참가 선수들과 각국 올림픽 위원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AP통신은 벨기에의 3,000m 장애물 경주 여성 선수인 비엘레 데기에레(Veerle Dejaeghere)를 올림픽을 준비하는 중국 당국이 가장 경계하는 선수라고 18일 꼽았다. 올림픽 참가 티켓을 딴 비엘레가 올림픽 기간 중 ‘자유 티베트’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을 계획이기 때문이다.

비엘레는 “중국이 올림픽 개최 전 인권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한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며 “내가 원하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을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벨기에의 테니스 스타 쥐스틴 에냉은 “나는 경기를 위해 올림픽을 참가할 뿐”이라며 정치와 스포츠의 경계를 인정했다.

AP통신은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정치와 올림픽간의 관계에 관한 논란이 분분하지만 유명 선수들의 집단행동 양상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벨기에 등 유럽 각국 올림픽 위원회는 올림픽에 정치를 배제한다는 올림픽 헌장을 근거로 자국 올림픽 참가 선수들의 정치적 의사 표출을 금지하는 방침을 마련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정치적 의사 표출을 금지하는 방침을 내놓은 뒤 반발에 부딪치자 엉거주춤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EU) 27개국의 체육장관을 대표하는 밀란 즈베르 슬로베니아 체육장관은 “스포츠는 정치에 희생되기에는 너무도 중요한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뭔가를 밝히려는 단체와 개인은 운동이 아닌 다른 수단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 체육계의 이런 분위기는 미아 패로, 스티븐 스필버그 등 영화계 인사들이 수단 다르푸르 사태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태도 전환을 촉구하며 베이징 올림픽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8월 베이징 올림픽 전까지 ‘올림픽과 정치’라는 화두는 쉽게 수그러들 것 같지 않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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