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현대의 전신 격인 청보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이광근(46) 전 현대 수석코치. 동산중-동산고-중앙대를 나온 이 전 코치는 인천 토박이자, 1996년 창단 때부터 현대에서 한 우물을 팠다.
이 전 코치는 2006년 10월 김재박 감독이 정진호 김용달 코치 등과 LG로 옮겨갈 때 ‘기회’가 있었지만 현대에 남았다. 지난해 팀이 어려울 때에도 이 전 코치는 후배들을 다독거리며 김시진 전 감독을 조용히 보좌했다.
지난해 말 이 전 코치에게 기회가 있었다. 모 구단에서 “작전, 주루를 맡지 않겠느냐”며 코치 제의를 한 것이었다. 이 전 코치는 그러나 “감사하지만 후배들도 있는데 나 혼자 살겠다고 뜰 수는 없다”며 정중하게 고사했다.
실낱 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고양시 원당구장에서 선수들과 함께 하던 이 전 코치는 11일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로부터 ‘계약불가’ 통보를 받았다. ‘차라리 지난해 말 옮겼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남을 법도 하지만 이 전 코치는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김시진 감독님이 잘못되셨을 때 이미 마음의 각오는 하고 있었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이제는 좀 쉬면서 뒤를 돌아보려고요. 아쉬움이라면 현대가 사라진다는 것이죠.” 이 전 코치는 너털웃음을 지었다.
의리를 지키다 실리를 놓친 이 코치는 선수들 걱정부터 했다. “원당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아무래도 부족하죠. 훈련이 부족하면 부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노장들은 더 그렇죠.”
최경호 기자 squeeze@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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