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네바 모토쇼에서 현대차와 GE플라스틱이 선보인 준중형 SUV 컨셉트카 HED-4. 일명 카르막(QarmaQ)은 비슷한 크기의 기존 차에 비해 무게가 60㎏이나 가벼웠다.
이유는 무엇일까. 차체의 대부분을 플라스틱으로 제작한 덕분이다. 차체에 쓰인 플라스틱은 차량을 해체한 뒤 재활용이 가능할뿐 아니라 창문도 ‘C’자 모양 곡선미를 연출할 수 있었다.
‘견고해야 할 자동차에 웬 플라스틱’이라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1g이라도 가볍게 하기 위한 자동차 업계의 기술 경쟁은 많은 부분을 새로운 소재로 바꾸고 있다. 자동차 무게가 1% 줄면 연비도 1% 향상되기 때문이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자동차 업체들의 경량화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앞으로 플라스틱으로 만든 자동차는 일반화할지 모른다. 미국 아프테라모터스는 2인용 ‘아프테라타입1’을 출시했는데 차체를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 차량 무게가 635㎏에 불과하다.
지난해 독일 뒤셀도르프 플라스틱·고무산업전시회에서 스위스 컨셉트카 전문업체인 린스피드와 바이엘머트리얼사이언스가 선보인 ‘엑사시스(eXasis)’도 알루미늄 합금 차대에 투명한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로 차체를 만들었다. 최고 속도 210㎞를 낼 수 있는 배기량 750cc의 이 컨셉트카는 차량 무게가 750㎏에 불과하다.
플라스틱까지는 아니어도 강판보다 가벼운 알루미늄 소재는 이미 시판중인 차량에 상당수 적용돼 있다. 최근 현대차 ‘제네시스’와 충돌실험 장면이 광고에 소개돼 화제가 됐던 아우디의 최고급 세단 ‘A8’이 알루미늄 차체다.
혼다도 하이브리드카인 ‘인사이트’의 차체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차량 무게를 크게 줄였다. 범퍼나 후드, 시트프레임 등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의 비철금속을 적용하는 부분은 크게 늘고 있다.
이밖에 고장력 강판 개발도 경량화에 기여하고 있다. 강판의 강도를 높임으로써 차량에 사용되는 강판의 전체 무게를 줄이는 것이다.
특허청은 자동차 경량화 기술 관련 특허 출원이 1998년 40건에서 2007년 90건으로 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이중 외국업체의 출원비율은 평균 19%지만 최근 비율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2002년까지만 해도 10% 안팎이었던 것이 2007년에는 33.3%나 된다. 특허청 관계자는 “자동차 경량화 기술은 미래형 자동차에 필수”라며 “국내 업체들도 관련 기술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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