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지식계의 좌장 백낙청(70)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출범이 ‘87년 체제’ 를 뛰어넘는 선진화 체제의 출범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87년 체제의 말기적 현상을 보인 뒤 5년 뒤 정권을 잃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 교수는 계간 ‘창작과 비평’ 봄호에서 조효제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와 ‘87년 체제의 극복과 변혁적 중도주의’를 주제로 나눈 대담에서 선진화체제를 ‘정치민주화, 경제자유화, 남북관계 발전이 배합된 체제’로 정의한 뒤 “(이명박 정부는) 북의 존재는 어떻게든 잊어버리고 남한만 선진화하면 된다는 착각과 망상에 빠져있고, 우리사회의 진정한 선진화를 방해하는 신자유주의와 신자유주의에 편승한 온갖 몰상식과 구태에 대한 비판의식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87년 체제의 극복은 이명박 정부의 출범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명박정부 아래서 뭔가 더 시달려보고 정신을 가다듬어서 한반도선진사회건설에 대한 비전도 세우고 신자유주의에 대응하는 일에서도 좀더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냈을 때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보수정권 10년 집권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는 우리 현실을 제대로 감당하기에는 준비가 안된 정부이기 때문에 5년 후에 국민들의 지지를 다시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자신이 직접 관여한 민주진영의 후보단일화가 이뤄졌다면 선거결과가 뒤집혀졌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질문에 대해서는 “단일화가 되면 승리한다는 전제로 그랬던 것은 아니다”라며 “선거를 앞두고 어차피 진 선거다 해서 완전히 패배주의에 젖어서 할 수 있는 노력조차 안하는 것은 본인들을 위해서 나쁜 것은 물론이고, 승자를 위해서도, 우리사회 전체를 위해서도 좋지않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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