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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수연이는 뛰어서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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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수연이는 뛰어서 다행…"

입력
2008.02.1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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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만은 포기 못해요" '폭력사태'로 올시즌 출전정지

우리은행 김은경(25)은 17일 춘천실내체육관이 아닌 수원 집에 있었다. 김은경은 지난 1일 국민은행전에서 김수연(21)에게 손찌검을 한 탓에 여자농구연맹(WKBL)로부터 올 시즌 남은 경기 출전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코트가 아닌 TV 브라운관 앞에서 우리은행-국민은행 경기를 볼 수밖에 없었다.

수연이가 뛰어서 다행

사건발생 직후 김은경은 네티즌들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차제에 폭력선수를 영원히 추방해야 한다”는 말까지 들었다. “처음에는 네티즌들의 비난에 숨고만 싶었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비난도 관심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김은경은 담담하게 말했다.

“솔직히 (김)수연이가 가장 걱정됐어요. 다음 경기에 못 뛰면 어쩌나 했죠. 수연이가 8일 신한은행전에 나와서 뛰는 것을 보고 기뻤습니다.” 김은경은 다시 한번 김수연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부모 눈치가 마음의 짐

김은경의 수원 집에는 부모와 오빠가 산다. 김은경이 구단으로부터 근신처분을 받은 뒤 수원으로 내려가자 부모와 오빠는 김은경의 눈치를 살폈다. 개인택시 기사인 아버지는 딸 걱정 때문에 핸들도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모교인 수원여고에서 운동을 할까 생각해봤지만 집밖에 나가기가 두려워졌어요. 부모님과 오빠가 오히려 제 눈치를 보시는데 어디에다 하소연 할 데도 없고…. 차라리 나무라시면 좋을 텐데 아무 말씀이 없으셔서 더 힘들었습니다.”

포기할 수 없는 농구

김은경은 연맹에서 징계를 받지 않았더라도 올 시즌은 포기할 생각이었다고 했다. 코트에 다시 선다는 게 너무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중요한 시기에 이러고 있으니 팀에 죄송할 따름이죠. 그렇지만 감독님과 선생님들(프런트)이 저를 감싸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김은경은 2008~09 시즌에는 활기찬 모습으로 코트에 서고 싶다고 했다. 19일부터는 집 근처 헬스클럽과 수원여고에서 체력훈련을 시작할 생각이다. “농구는 제 인생이고 삶의 목표입니다. 농구만은 절대 포기할 수 없습니다. 저는 농구선수 김은경이잖아요?”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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