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 양팀 진영은 비장했다. KT&G는 이날 패할 경우 4강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정규리그 2위 탈환이 어려워지는 상황이었고, 전자랜드 역시 7위 SK를 멀찍이 따돌리고 6강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했다.
지나친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1쿼터 시작과 함께 양팀의 실책이 속출했다. 전자랜드가 잇단 실책으로 초반 기선을 빼앗겼지만, 7-0까지 앞서가던 KT&G도 어이없는 실책으로 추격을 허용했다. 두 팀은 1쿼터에서만 6개(전자랜드)와 4개(KT&G)의 실책을 각각 범했다.
KT&G가 달아나면 전자랜드가 끈질기게 따라붙는 상황에서 황진원(20점ㆍ3점슛 4개, 5어시스트)의 원맨쇼가 시작됐다. 전자랜드가 2쿼터 후반 38-34, 4점차까지 추격하자 황진원은 절묘한 골밑슛에 이어 TJ 커밍스에게 정확한 어시스트를 배달했고, 마지막 공격에서 드라이브인슛까지 성공하며 전반을 10점차로 벌린 채 끝냈다.
3쿼터 시작과 함께 3점포를 작렬한 황진원은 52-48로 쫓긴 3쿼터 6분27초께 3점슛을 꽂았다. 또 전자랜드가 3쿼터 후반 이한권의 자유투로 55-55 동점을 만들자 황진원은 또 한번 3점포를 터뜨리며 추격을 뿌리쳤다.
황진원의 맹활약을 앞세운 KT&G가 17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07~08 SK텔레콤 T 프로농구에서 홈팀 전자랜드를 85-76으로 꺾었다. KT&G는 27승(17패)째를 거두며 삼성과 함께 공동 2위에 등극했고, 전자랜드는 22승21패로 7위 서울 SK에 다시 반경기차로 쫓기게 됐다.
대구경기에서는 선두 동부가 30점 16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펄펄 난 레지 오코사를 내세워 김승현이 빠진 오리온스를 92-75로 대파했다. 32승12패가 된 동부는 2위권과의 승차를 5경기로 늘리며 정규리그 우승을 위한 매직넘버를 ‘6’으로 줄였다.
한편 울산에서는 SK가 홈팀 모비스에 77-75로 역전승을 거두며 전자랜드와 공동 6위로 올라섰고, 부산 경기는 KTF가 LG를 93-83으로 꺾었다. 모비스와 LG는 각각 6연패와 3연패.
인천=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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