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장을 일주일 앞두고 있는 참여정부의 마지막 경제부처 장관들은 어떻게 지낼까. 정치판에 뛰어드는가 하면, 학계에 발을 들일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기나긴 공직생활을 접고, 그저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는 장관도 있다.
장병완 전 기획예산처 장관은 이달 초 일찌감치 사임했다. 4월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다. 장 전 장관은 대통합민주신당에 입당, 광주 북갑에 공천을 신청하고 표밭을 다지고 있다. 이용섭 전 건설교통부 장관 역시 사임 후 광주 광산구에서 대통합민주신당으로 출마하기위해 표밭갈이에 나서고 있다. 이 전 장관은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 국내외 인적 자산, 3번의 인사청문회를 통해 검증된 도덕성을 바탕으로 광주ㆍ전남 발전에 힘쓰겠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대학이나 연구소 등 학계로 나서는 학구파 장관들도 눈에 띈다.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은 3,4월께 미국 연구소로 떠난다. 워싱턴 소재 몇몇 연구원에서 초빙연구원 제안을 받았다.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던 임상규 농림부 장관 역시 마음을 돌려 학계를 염두에 두고 있다. 임 장관은 15일 기자들과 만나 “옛 선비들은 중앙무대에서 은퇴하면 낙향해서 후학 양성에 힘썼다”며 이 같은 뜻을 내비쳤다. 현재 몇 군데 대학에서 제안을 받아 검토하고 있다.
오랜 공직 생활을 그만두고 여유로운 생활을 즐긴다는 ‘휴식파’도 있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국내외 여러 학교에서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일단 사양하고, 당분간 자유롭게 지낼 생각이다. 권 부총리는 “댄스 교습, 붓글씨, 여행 등 할 일이 너무 많다”며 “그런 종류가 아닌 일은 아무 것도 안 한다는 것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과천 관가 일부에선 권 부총리의 이 같은 파격적인 퇴임 계획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적 응징을 받은 참여정부 경제 실정에 대한 책임감 차원에서 은거에 들어가는 건지, 지친 심신의 재충전을 위한 포석인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이 밖에 장관급 관료이긴 하지만 임기가 남아 있는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 김용덕 금융감독위원장의 향후 행보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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