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대선후보 지명전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압도해가는 양상을 보이자 오바마 의원의 카리스마가 과연 어디에서 비롯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미 정치 전문가들은 대중을 휘어잡는 오바마 의원의 특별한 힘은 무엇보다 그가 뿜어내고 있는 정치적 열정에서 나온다고 보고 있다.
보스턴 칼리지의 앨런 울프 교수는 “오바마 의원은 미 국민들의 정치적 갈증을 풀어주는 탁월한 감성적, 정서적 호소력을 갖고 있다”면서 “사람들은 오바마 의원의 연설을 들으면서 자신들도 오바마 의원의 정치적 모험에 동참하고 있다고 느낌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의원의 연설은 때로는 선동적으로 들리기도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열정의 전염 현상’을 일으키는 데에도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오바마 의원에 대한 대중의 열광은 그의 메시지가 갖는 ‘단순함’에서 출발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복잡한 정책에 치중하기 보다는 ‘미래’에의 ‘변화와 희망’을 되풀이 강조하는 것만으로도 유권자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여기에다 오바마 의원은 자신이 워싱턴의 구태 정치를 뒤집어 엎을 ‘세대 교체의 전사’임을 자임하고 있다. 특히 젊은층의 오바마 의원에 대한 지지가 거의 ‘숭배’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주로 이런 데서 연유하고 있다.
실제로 오바마 의원 진영은 자원봉사자들이 유권자들에게 정책을 설명하는 대신 ‘왜 오바마에게 끌렸는가’를 얘기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오바마 의원이 단순한 메시지로 미 국민을 사로잡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그가 민주당 지도자로서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식의 ‘카리스마’를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초선 상원의원이 정치경력의 거의 전부인 오바마 의원의 카리스마에 대해선 실체가 없고 공허하다는 비판도 만만찮게 제기된다. 힐러리 의원 지지자인 프린스턴대의 션 윌렌츠 교수는 “오바마 의원은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보상심리만을 자극하고 있다”며 “오바마 의원은 실제로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을 것을 약속하고 있고 이는 결국 인기 영합적 포퓰리즘으로 흐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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