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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불똥… '모노라인 쓰나미'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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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불똥… '모노라인 쓰나미' 오나

입력
2008.02.18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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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채권)의 불똥이 튄 ‘모노라인’(채권보증업체)이 세계 금융위기의 새 뇌관으로 떠올랐다. 서브프라임 파문 탓에 대신 갚아줘야 할 부실채권 원금과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보증업체인 모노라인이 심각한 위기에 빠졌고, 이제 금융권 저변을 서브프라임보다 더 거세게 흔드는 괴물이 돼가고 있다.

한국 시간으로 15,16일. 바다 너머에서 모노라인과 관련한 우울한 소식들이 줄을 이었다. 우선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 4위 모노라인인 FGIC의 신용등급을 6단계나 떨어뜨렸다. 무디스는 “FGIC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보증 관련 손실을 충당하기에 충분한 자본 확충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 S&P와 피치도 FGIC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무디스 등은 이미 미국 1, 2위 채권보증업체 MBIA와 암박(Ambac)의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꾼 상태여서, 이들 업체의 신용등급 강등도 현실화할 전망이다.

모노라인 위기가 확대된 것은 모노라인이 각종 파생금융상품 보증업무에까지 손을 대면서, 서브프라임 부실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세계 금융시장에서 파생금융상품의 부실이 급증하고, 모노라인이 대신 갚아줘야 할 돈도 함께 늘어나 심각한 자금난에 빠진 것이다.

문제는 모노라인의 위기가 모노라인 업계의 붕괴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일반 기업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해당 기업이 발행한 채권 가치가 떨어지는 선에서 일단락 되지만, 모노라인의 신용등급 하락은 금융계와 산업계에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모노라인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이들이 보증한 기업들의 채권가치가 함께 떨어지면서 채권 보유 은행들이 그만큼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영국 은행 바클레이즈의 추정에 따르면 모노라인 신용등급이 AAA에서 A로 하락할 경우 은행권의 추가 자금부담이 1,430억달러에 달하며, 신용등급이 한단계 하향 조정 될 때마다 약 220억달러의 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스위스의 투자은행 UBS는 전 세계 은행권의 자산손실이 2,030억달러(200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주 정부 등을 중심으로 ‘모노라인 구하기’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뉴욕 보험 당국이 FGIC가 보증한 2,200억달러 규모의 지방채 보증부문을 보호하기 위해 각국이 운용하는 국부 펀드와 워렌 버핏 등 많은 투자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로선 모노라인 부실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직접적 피해를 주지는 않겠지만, 모노라인발(發) 증시폭락과 금융불안이 한국시장만 비켜갈 가능성도 희박하다. 국제금융센터는 17일 “한국은 2006년 이후 모노라인의 채권보증을 이용한 사례가 전혀 없어 직접적 피해는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모노라인이 대거 구조조정 되면 향후 국내 공공 및 국책사업과 관련해 초창기 외화자금을 조달할 때 보증수수료 부담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모노라인(monolinesㆍ채권보증회사)

채권 발행자가 부도를 내더라도 채권 원금과 이자가 제때 지급되도록 보증해주는 전문업체. 국내에선 찾기 힘든 형태지만, 미국 등 자본시장이 발달한 곳에는 큰 시장이 형성돼 있다. 부동산 등 재산이나 재해 위험까지 보증해주는 업체인 멀티플라인(multiplelines)과 비교해, 주로 금융상품이나 채권보증에 중점을 두는 보증회사를 모노라인이라고 부른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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