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A(종합자산관리계좌) 잔고는 증시 투자자의 심리적 거울이다. 증시가 다소 좋지 않더라도 CMA에 돈을 묻어 둔다는 것은 상황이 좋아지면 언제든 재투자를 하겠다는 의사 표현이다. 그런데 CMA 잔고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증시 자금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17일 증권업협회가 CMA 서비스를 제공하는 20개 증권사의 1월 잔고를 집계한 결과, 지난해 12월 말보다 8,650억원(3.18%) 감소한 26조3,310억원으로 집계됐다. CMA 잔고가 감소세로 돌아서기는 증권업협회가 집계를 시작한 2006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연 5%대의 높은 이율과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앞세워 2006년 말 8조6,000억원이던 잔고가 2007년 말 27조1,780억원으로 1년 새 3배 이상 불어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쇼크로 출렁이고 있는 증시에 현기증을 느낀 일부 투자자들이 고금리 은행예금 등 안전상품으로 이동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은행 정기예금은 고금리 특판예금 판매 호조에 힘입어 1월 한 달간 20조원 이상 늘어나 2000년 12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아직 추세 변화를 단정하기엔 빠르다는 의견이 많다. 잔고 감소에도 불구하고 증권사 CMA 계좌 수는 전월 대비 31만4,604개(6.45%) 늘어난 519만1,195개로 500만 계좌를 처음 돌파하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안형영 기자 truest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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