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김대중 정부 말기 권력형 비리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게이트'의 주역 최규선씨(48)가 한국컨소시움의 이라크 쿠르드 유전 확보 과정에서 막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고유가 시대 자원 확보가 국가적 현안으로 대두한 상황에서 쿠르드 유전권 확보라는 월척을 낚는데 숨은 주역을 맡으면서 화려하게 복귀한 것이다.
최씨는 2003년 복역 중 이라크 재건 사업에 관심을 갖고 옥중에서 유아이이앤씨를 설립했다. 특히 쿠르드 인사들이 한국을 올 때마다 회사 관계자나 고문을 통해 융숭하게 대접하게 하는'옥중경영'에 힘썼다.
이 회사는 이를 계기로 국내기업 최초로 쿠르드 지역에 진출했다. 2003년 쿠르드지역 슬레이마니아에 400병상 규모의 병원공사(5,700만 달러)와 이동식 306메가와트급 이동식 발전설비공사(2억6,000만 달러)에 참여하는 성과를 거뒀다.
2006년 출소한 최씨는 자원 개발 업체인 유아이에너지를 인수한 것을 계기로 쿠르드 유전개발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 같은 재기 행보에 대해 정부 일각에선 제2의 최규선 게이트가 터지는 것 아니냐며 우려섞인 시선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쿠르드 자치정부는 유아이에너지가 참여하지 않으면 한국의 유전개발권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 이 같은 우려가 불식됐다.
유아이에너지의 고문 명단을 보면 그의 녹슬지 않은'마당발'인맥을 확인할 수 있다. 밥 호크 전 호주 수상을 비롯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외교정책 고문을 맡은 앤서니 레이크 전 국가안보보좌관, 제프리 존스 전 주한 미국 상공회의소(암참) 회장, 스티븐 솔라즈 전 미 하원의원, 로버트 스칼라피노 UC버클리대 명예교수가 고문으로 등재돼 있다.
최씨는 이 같은 해외 거물 네트워크를 동원해 한국컨소시엄이 이라크 쿠르드 사업권을 따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녹내장 수술로 한쪽 눈을 실명한 최씨는 14일 기자회견장에는 나오지 않았다. 최씨는 측근을 통해"사업이 본격화되고 성과가 가시화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아직은 언론에 나설 단계가 아니다"고 밝혔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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